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증상 늦어 병원 방문하면 인공 고관절 치환술 불가피
기존 수술법은 수술 재료가 마모되거나 골용해 등 여러 문제 있어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 교수팀이 3세대 세라믹 관절면을 이용한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대퇴골두증 환자를 대상으로 16년 추적관찰 결과 안정성과 효과성을 입증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수술 받은 환자의 16년 생존율은 97.1%이며, 고관절의 기능을 점수화해 나타내는 Harris 고관절 점수가 91.7점 등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허벅지 뼈인 대퇴골의 머리 부분에 혈액의 공급이 잘 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활동량이 많은 30~50대와 남성에게 주로 걸리며, 전체 환자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약 3만 5천명이 골 괴사로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한쪽 고관절에만 걸려도 반대쪽 고관절에도 괴사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 퇴행성 고관절염의 주된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추적관찰을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환자들 대부분 증상이 나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면 늦은 경우가 많아,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 관절을 삽입하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했다.
기존 수술법은 ‘메탈-폴리에틸렌 베어링’을 주로 사용하는 수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폴리에틸렌이 마모가 되거나 수술 부위에서 골용해 등 여러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세라믹 관절면을 이용한 수술법이 개발됐지만 수술의 장기간 안정성을 밝힌 연구는 아직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구경회·이영균·박정위 교수팀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3세대 세라믹 관절면을 이용한 인공 고관절 치환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했다.
이 교수팀은 23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T 등 방사선을 매년 촬영하며 ▷수술 부위 골용해 검사 ▷세라믹 관련 합병증 검사 ▷고관절 소음 여부 등 임상 결과와 수술 후 생존율을 평균 12.9년(최대 16년) 추적관찰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16년 생존율은 97.1%로 생체적합성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존 메탈-폴리에탈렌 베어링 수술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마모 및 보철물 이탈이 없었으며, 골용해도 역시 가장 낮았다. 또한, 20명(6.8%)의 환자들이 고관절에서 소음을 느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았고 움직임에 제한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장비를 활용해 장기간 추적관찰하며 해당 수술법의 안정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세라믹 관절면을 이용하는 수술 연구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논문 1저자인 박정위 교수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일반적인 관절염에 비해 좀 더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데, 보행문제 등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이라며, “일상 생활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은 인공 고관철 치환술이다”라고 말했다.
교신저자 이영균 교수는 “세라믹 관절면을 이용하는 수술은 기존 수술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할 수 있고 장기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라며,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3세대에 그치지 않고 4세대 등 다양한 세라믹 관절면을 활용한 인공 고관절 수술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세계 최고의 정형외과 학술지인 ‘골 관절 수술 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