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호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설계 시장의 최강자인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ARM 인수전 참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ARM 파트너인 가온칩스가 강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온칩스는 오전 10시 28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450원(10.91%) 오른 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IT(정보통신) 매체 등에 따르면 퀄컴과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의 ARM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 시도가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고객사로 꾸려진 컨소시엄이 새롭게 대안으로 부상했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우리는 투자에 관심이 있는 당사자"라며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자 우리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유력 반도체 기업들은 줄줄이 ARM 인수 의향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가장 먼저 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도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향후 5년간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고성능·저전력 AP 등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콕 집어 지목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24조원에 달해 ARM 인수전에 뛰어들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난 7일 유럽 출장에 나선 이 부회장이 영국을 방문해 ARM 인수 의사를 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18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출장에서 공개된 행선지는 네덜란드가 유일한 터라 이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가온칩스는 삼성 파운드리와 ARM의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다. 삼성 파운드리 디자인 솔루션 12개 파트너사 가운데 비즈니스 성과·전망, 기술력, 디자인 솔루션 개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상을 수상했다. ARM과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지 1년만에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를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