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 강연

우리 해안 침식속도 점차 빨라져

모래 깊이 20cm인 해수욕장도

생태계 특성별 맞춤 관리 시급

본보 ‘라스트씨’ 뒷얘기·토론도

“2100년 해수면 1m 상승, 국토 4% 소멸” [H.eco Forum 2022-기후위기와 바다]

“해수면 상승은 바로 서식지 파괴이자 ‘인류 괴멸’의 시작입니다”

전승수 전남대 명예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회 ‘H.eco Forum 2022’(헤럴드환경포럼)에서 “23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16m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교수는 국제퇴적학회 한국대표 및 아시아대륙 대표 등을 지낸 해양 생태계 권위자다. 그는 해수면 상승 가속화의 대안으로 연안별 맞춤형 관리 계획을 주문했다. 전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해수면이 약 9cm 상승했고 그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2100년 해수면이 1m 이상 상승하면 서해안 일부, 국토의 4%가 침식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을 단순히 높이 문제라고 보는 건 착각”이라며 “해수면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지면 파고가 높아지고, 파고의 제곱승 만큼 해안에너지가 커져 침식이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국내 해수욕장 모래를 파보면 바로 3~4m 밑에 갯벌이 나오기도 한다”며 “충청남도에선 모래 깊이가 불과 20cm가 안 돼 곳 소실을 앞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동부해안 일부는 침식으로 주거지가 무너지는 등 미국 동부해안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는다”며 “선진국도 관리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해안침식 대응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교수는 “미국에선 해안마다 침식률을 계산해 10년, 30년, 60년 후 침식이 예측되는 해안범위를 도출했다”며 “10년 후 침식된다면 구조물을 불허하고 60년 남았다면 이전 가능한 구조물만 허가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전 교수는 “미국 동해안의 경우 해안침식 막고자 몇 달 동안 모래를 쌓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도 했다”며 “첫 번째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겸손과 순응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헤럴드경제가 심층보도한 ‘라스트 씨(Last Sea): 한국 고래의 죽음’을 주제로 한 토론도 진행됐다. 문효방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바다가 건강하지 않으면 인간도 건강할 수 없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바다에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