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 1분 내·공중음파 20분 내 포착

방사능핵종 결정적이지만 기상 등 변수

[신대원의 軍플릭스] 북한 핵실험 어떻게 탐지할까?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폭파하는 장면.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위해 최근 3번 갱도 복구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단추’를 누를 태세다.

북한이 끝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어떻게 탐지하게 될까?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현재 지진파와 공중음파, 방사성핵종, 수중음파 등 4가지 핵실험 탐지기술을 공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시될 북한의 핵실험은 지진파와 공중음파, 방사성핵종 탐지 등을 통해 파악하게 된다.

핵실험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진파다.

지진파 탐지는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과 자연지진의 파형 차이를 통해 식별한다.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의 경우 S파(횡파)에 비해 P파(종파)가 뚜렷하게 많이 관찰되며 초기 높은 파형으로 시작해 점차 작아지는 단순한 파형으로 나타난다.

반면 자연지진은 보다 불규칙하며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현재 국내외 지진관측망을 활용한 24시간 실시간 감시체계가 갖춰져 있으며 북한에서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발생할 경우 1분 내외에 국내 지진관측망에서 탐지가 시작된다.

지진관측망은 국내 361개소, 중국 15개소, 러시아 1개소, 일본 54개소 등이 갖춰져 있다.

국내 지진관측망은 1960년대 말 냉전시대 미국이 구소련과 중국의 핵실험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으로 공중음파 탐지가 지진파 탐지 보조수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핵실험이 이뤄지면 핵폭발 에너지의 일부는 지하로 전달돼 지진파를 발생시키는 동시에 일부는 대기중으로 전달돼 20㎐ 이하의 저주파 음파인 공중음파를 발생시킨다.

공중음파는 핵실험 후 20분 내외에 포착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에 나선다면 국내 13개소를 비롯해 일본과 러시아, 몽골 등 CTBTO 국제데이터센터(IDC) 공유 관측소 등 공중음파관측망을 통해 탐지가 가능하다.

[신대원의 軍플릭스] 북한 핵실험 어떻게 탐지할까?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지난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 폭파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헤럴드DB]

끝으로 방사능핵종 탐지는 핵실험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스모킹 건’이라 할 수 있다.

핵실험 이후 대기중에 남은 제논을 비롯해 자연상태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을 포집해 핵실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포집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핵실험 원료와 종류 등 핵심 정보 파악도 가능하다.

핵실험 원료인 우라늄(U)-235와 플루토늄(Pu)-239가 핵반응을 일으키면 제논-131m, 제논-133, 제논-133m, 제논-135 등 제논 동위원소 4종을 생성한다.

이들의 비율과 농도에 따라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중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그리고 원자폭탄과 증폭핵분열탄 등 어떤 종류인지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제논은 반감기가 짧고 대기 중에 확산되면 금세 희석되기 때문에 방사능핵종 탐지에는 기상과 풍향, 풍속, 방사능 농도 등 변수가 뒤따른다.

한국은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대기 중 방사성핵종 탐지를 위한 ‘핵실험탐지장비’(SAUNA)를 도입해 강화와 거진 등에서 고정식으로, 그리고 해상에서 이동식으로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