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들 기자회견 ‘파업 돌입’ 선언

현대차 노조도 4년만에 파업 우려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 관리를 위해 경찰 버스들이 주차된 모습. [연합]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 관리를 위해 경찰 버스들이 주차된 모습. [연합]

기업들의 임금·단체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주요 단위노조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윤석열 정부 첫해 ‘춘투(春鬪)’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비정규직·화물·택배 부문 노조가 파업을 선포한 데 이어 대규모 집회를 통해 거리로 나올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하며 오는 27일부터 1차 공동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차 공동파업에 참여하는 사업장은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한국마사회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4곳이다. 이들은 지난달 생활물가지수가 5.7% 상승하는 등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임금이 그대로라 실질임금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정규직-비정규직 간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3차에 걸쳐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오는 6월 초 2차 총궐기와 하반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도 경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경윳값 등 고유가 대란으로 처한 생존권 위기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실제 정부가 최근 유가연동 보조금 지급 기준을 완화했지만, 글로벌 유가 폭등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높은 역전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시멘트·수출입 컨테이너 품목에 적정운임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3년 일몰제에 걸려 연말에 폐지되는 것도 이번 파업의 주된 이유다. 전체 화물차에서 화물연대 가입 비중은 5% 수준이지만, 시멘트·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아 파업시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J대한통운에 사회적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작년 연말부터 65일간 파업 투쟁을 벌였던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도 이날 또 다시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량이 가장 적은 월요일에 부분 파업을 진행하며, CJ대한통운 조합원 중 일부만 파업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3월 2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과 서비스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240여명이 사회적합의에 따른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당한 채 일하고 있으며 130여 명은 계약해지 상태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노사 합의가 파기 수순에 들어간 상황에서 일부 문제 지역에서 경찰이 일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다.

그 밖에도 최근 임단협에 돌입한 현대차·기아차의 경우, 강성 성향 노조 집행부가 들어선 까닭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최악의 경우 이르면 오는 6월 파업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임 집행부 땐 3년간 무분규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회사 실적 개선을 이유로 정년 연장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집회 인원 제한도 사라지면서 춘투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오는 28일에는 서울에서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의 결의대회가 예고돼 있다.

오는 6월 말까지인 법정 최저임금 심의기한과 관련, 7월 2일에는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한편 금속노조는 오는 7월부터 조합원 20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