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동훈·김현숙 장관 임명 강행 관측

野 “국정갈등 폭탄…부적격 인사 지명 철회하라”

임명 강행 시 한덕수 총리후보자 인준 어려울 듯

與 “정 반대하면 투표해서 부결시켜라” 역공도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가운데)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가운데)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한동훈(법무부)·김현숙(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회 존중’과 ‘협치’를 언급한 것을 지적하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부적격 인사들의 임명이 강행될 경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인준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라 여야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중 한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고, 정 후보자의 경우만 더 고심을 이어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野 “국정갈등 폭탄 작용할 부적격 인사”=민주당은 이 같은 임명 강행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는 언급 자체가 무의미한 정호영 후보자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를 벗어나 국정갈등의 폭탄으로 작용할 한동훈·김현숙 후보자 등 부적격 인사 지명 철회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전날 국회 시정연설도 도마 위에 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의회주의를 수차례 강조하며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 주요 사안도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약속 하루 만에 ‘마이웨이’ 임명을 강행하는 게 윤 대통령이 말한 의회주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의회 존중과 협치의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말뿐인 의회주의자로는 야당만이 아니라 국민 불신만 깊어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도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당내 찬성 기류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부적격 판정 사유에 대한 개선 노력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당이 입장을 선회할 이유가 없다”며 “찬성해주는 게 어떠냐는 극소수 개별 의견이 당에서 나오는데 박 원내대표도 그 부분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일축했고, ‘선거 상황이기에 빨리 해주는 게 낫다’는 식의 접근은 정치적 유·불리 이유로 부적격 인사를 동의해주는 것으로, 무책임한 생각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동훈 임명 강행 시 민주당이 해임 건의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만약 이대로 강행하면 차후에 그런 부분도 검토할 수 있는 건 당연히 국민 의견을 대변해 할 수 있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절차를 다 밟지 않은 신분인 탓에 이날 기념일 하루 전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절차를 다 밟지 않은 신분인 탓에 이날 기념일 하루 전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

▶국힘 “한동훈, 문제점 발견 못해”…한덕수 표결엔 “野와 대화 중”=국민의힘은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적극 엄호를 이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후보자의 경우 민주당이 도덕성이나 능력전문성에서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모 여론조사에 의하면 청문회 이후에 한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 국힘 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강원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 국힘 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강원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민주당이 자신들을 향해서 수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걸 부적격자로 정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해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적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에 여론의 추이를 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대화는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협상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을 향한 역공도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한덕수 후보자 인준 표결과 관련해 “(민주당이) 마구잡이로 덮어씌우기를 하면서 국무총리 인준안 자체의 표결을 안 한다”며 “정 반대하면 투표해서 표결을 부결시키면 되지 않느냐. 아예 표결 자체를 안 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반대하려면 반대를 하시든지, 동의를 하시면 동의를 하시든지 선택해 달라고 하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