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검사 해제 등으로 진단키트 수요 급감

2년여 호황에 실탄 두둑…M&A·R&D 한창

체질강화 나서지만 주가는 속절없는 하락세

한 때 품귀현상을 빚었던 진단키트는 방역체계 전환에 따라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
한 때 품귀현상을 빚었던 진단키트는 방역체계 전환에 따라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

2년여 탄탄한 실적을 내 온 진단키트 기업들이 ‘차기 먹거리 확보’라는 다소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두둑히 쌓은 실탄을 바탕으로 글로벌 M&A와 R&D로 체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야속하게도 연일 하락세다. 일부 기업들은 배당 등 주주친화책으로 주가방어에도 나섰다.

에스디바이오센서(대표 이효근)는 M&A로 글로벌 유통망을 다지는데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의 체외진단 기업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407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올해 독일의 베스트비온을 161억원에, 이탈리아의 리랩을 619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유통망 강화를 위해 현지기업 인수도 검토 중이다.

미코바이오메드(대표 김성우)는 체외진단 기업인 트리니티바이오테크의 지분을 확보했다. 1992년 설립된 트리니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진단제품을 총 120개 보유하고 있다. 당뇨병, HIV, 자가면역질환 진단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이번 M&A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유통채널 강화 등의 시너지효과를 낼 계획이다.

R&D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정공법’을 펴는 곳도 있다. 휴마시스(대표 차정학)는 면역진단에서 분자진단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R&D에 한창이다. 심혈관계질환 마커(생체표지), 호르몬 마커, 암진단 마커 등 제품을 다각화하겠다는게 포스트코로나 전략이다.

씨젠(대표 천종윤) 역시 올해 호흡기와 성 감염 제품 등 16종을 개발 중이다. R&D인력도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리고, 연구개발비도 755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1년 2.3%에서 지난해 5.5%로 증가했다.

의무화됐던 선제검사가 이달부터 폐지되는 등 방역체계 전환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유행이 오면 진단키트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9일 “수년 내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진단키트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본다. 오는 2025년까지 진단시장은 2020년보다 연 평균 4.4% 가량 성장한다는 예상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이런 낙관과 달리 시장은 “잔치는 끝났다”는 반응이다.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배당 등으로 주가방어에 나서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연초 1주당 1266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는 전년보다도 2.5배 가량 늘었다. 씨젠도 연초 현금배당 206억원을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2/4분기부터는 분기배당도 시행, 1년 동안 1000원의 분기배당을 하기도 했다. 휴마시스도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당을 했다. 1주당 200원씩 총 68억원 규모다.

수젠텍(대표 손미진)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중간배당 근거 규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수젠텍은 지난해 매출 772억원, 영업이익 345억원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누적 결손금을 보전하고, 400억원은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전입시켜 올 하반기에는 배당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