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조합들 ‘단체행동’ 움직임
예비후보도 ‘재건축 전문가’로 표심 호소
사업 늦춰졌던만큼 적극적으로 행동 나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그간 재건축 사업을 기다려온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단지 조합들이 다음 달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 중 재건축에 도움이 될 후보를 고르겠다는 이들의 움직임에 예비후보들 역시 일찌감치 재건축 속도전을 제1공약으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주요 단지 조합들이 모여 최근 지방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에게 함께 질의서를 전달하는 등의 단체 행동을 준비 중”이라며 “시장뿐만 아니라 자치구 의원들까지 재건축을 지원하겠다는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초구에서 사업이 진행 중인 정비사업 현장은 모두 84곳으로, 그간 재건축 규제에 가로막혀 사업 중단이 장기화된 단지가 상당하다. 서초구 내 다른 재건축 조합 관계자 역시 “조합 설립이 이뤄진지 한참인데 초과이익환수제 탓에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고, 조합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라며 “이를 해결해 줄 기회가 이번 지방선거라는 생각을 조합원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도 일찌감치 재건축 사업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건축 단지가 몰린 서울 서초갑(잠원동, 반포1ᆞ3ᆞ4동) 시의원에 출마한 박상혁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가장 먼저 재건축 및 리모델링 신속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어 주목을 받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모두 지역구인 서초에서 다녔다는 박 후보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재건축 부담금 부과 시점을 조합 추진위 설립 시점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시점으로 늦추는 법률 개정에 나서는 등 재건축 사업에서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일로 돼있는 현행 부담금 부과 시점은 초과이익을 과도하게 산정하고 있다”라며 “30곳이 넘는 서초구 관내 재건축 조합을 모두 찾아가 의견을 들으며 의견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강남구도 마찬가지다. 대형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윤석열 행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조합이 먼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건축 지원을 공약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강남구청장에 도전한 국민의힘 소속 4명의 예비후보는 동시에 노후 아파트 재건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파구 역시 주요 구청장 후보들이 모두 “용적률을 높이겠다”라며 재건축 지원을 시사했다. 현직인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는 전날 출마를 공식화하며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의 활성화를 강조했고, 상대인 서강석 국민의힘 후보 역시 주거정비사업 속도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노후 아파트 단지를 방문하며 재건축 기대감을 높인 상황에서 그간 재건축 사업을 기다린 조합 입장에서는 재건축에 유리한 후보를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건축 속도를 위해 다른 단지들과 협조해 좋은 조건을 이끌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