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베이징대 교수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116자짜리 글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 즉 ‘비문(非文)’투성이라는 이유에서다.
비난의 대상이 된 장이우(張頤武) 교수는 중국 명문대인 베이징대의 중문과 교수이자 박사과정 지도교수다. 그는 92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개인 계정의 웨이보에 상하이시의 코로나 방역 관련글을 올렸다. (한 달 넘게 봉쇄 조치가 내려진) 상하이의 방역 수준이 올라간 것은 전문가의 역량과 시민의 분투 덕분이라는 내용의 글이다.
그런데 ‘덩쉐핑변호사’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이 장 교수의 웨이보 글을 그대로 옮긴 후 빨간색으로 문장의 틀린 부분을 수정해서 올렸다. 모두 12곳에서 잘못이 발견됐다.
이 네티즌은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라는 사람의 작문 수준이 이 모양이다. 평소 자신의 전문분야에 노력이 부족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는 글도 같이 올렸다.
그의 글은 3일 오전 조회 수 76만뷰를 돌파하고 수천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다. 교수라며 내가 쓰는 글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장 교수를 비난하는 글도 있지만 “SNS에 대충 올린 글을 가지고 지적질까지 하냐”며 태도가 지나치다는 네티즌도 있다.
논란이 커지자 장 교수는 1일 “대충 손 가는 대로 쓴 글이다. 뭐라고 대꾸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이 더 확산되자 다음날 장 교수는 “수고가 많다. 하나하나 그어가며 고치고 참 열심이네.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라면서 “SNS에 더 열심히 글을 올려야겠네. 지적할 기회를 줘야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