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이코노미 대비 넓은 좌석…가격은 비즈니스보다 저렴

에바항공 최초 도입…에어프랑스·영국항공 등 적극 운영

국내서는 에어프레미아가 선도…“동급 최고 편안함 자랑”

항공사의 新가성비 전략, ‘프리미엄 이코노미’ 뜬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에미레이트항공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도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기존 이코노미보다 넓은 간격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비즈니스보다 저렴한 좌석을 말한다.

15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최근 약 3개월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의 해외 항공권 발권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 특히 미국 애틀랜타, 프랑스 파리, 미국 시애틀,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으로 가는 노선의 인기가 높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1992년 대만의 에바항공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외항사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이 늘었다. 에어프랑스, 영국항공, 아메리칸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운영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비즈니스 판매 감소를 우려해 최소 좌석만 도입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도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이코노미 대비 넓게 확보하고, 프리미엄 기내식과 각종 엔터테인먼트 등을 제공한다.

실제 델타항공은 2012년 5.3%에서 2017년 14.5%까지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의 비중을 늘렸다. 에어뉴질랜드는 2012년 2.8%에서 2017년 9.7%까지 비중을 확대했다.

핀에어는 최근 2억 유로(약 2700억원)를 투자해 장거리 노선에 대대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 대비 50% 이상 넓은 공간을 갖췄으며, 메모리폼 쿠션, 13인치 좌석 스크린, 고급 식기류 등도 제공한다.

항공사의 新가성비 전략, ‘프리미엄 이코노미’ 뜬다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에어프레미아 제공]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형 항공사 비즈니스 좌석의 50~60% 가격으로 전용 체크인 카운터 이용과 대용량 수하물 위탁 및 우선 탑승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신선 음식과 주류도 기본 제공된다. 좌석 간격은 42인치로, 동급 최고의 편안함을 자랑한다는 게 에어프레미아의 설명이다.

에어프레미아의 자체 조사에서도 90%가 넘는 승객이 해외 취항 시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재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주된 이유는 ▷넓고 편안한 좌석 ▷합리적인 가격 ▷쾌적하고 편안한 기내 시설·운항 서비스 등이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6월부터 ‘비즈니스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운영 중이다. 기존 ‘3-3’ 형태의 좌석 배열을 ‘2-2’ 형태로 바꾸고, 좌석 간 간격도 42인치로 늘려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한다. 우선 수속과 탑승, 사전 좌석 지정, 무료 위탁수하물 30㎏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국제선 장거리 항공이 본격 재개되고, 이에 따라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중장거리 노선은 가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비행시간이 5~6시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편안한 서비스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며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활용해 세분화된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차별된 서비스로 신규 고객 확보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