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어로 버젓이 유튜브 광고…서경덕 “전쟁범죄 부인”

일본 외무성이 만든 욱일기 관련 영상의 한 장면. 영상에는 "욱일기는 일장기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욱일기 모양은 일본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세계 나라에서도 널리 받아들여 사용되고 있습니다"는 설명과 함께 그 예로 청사초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2010년 서울 정상회의 로고를 첨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 유튜브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일본 외무성이 제작한 욱일기 영상이 유튜브에서 광고로 세계에 퍼져나가는 것과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만들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당시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중국어 등 10개 언어로 제작했다.

2분 분량의 영상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미화하는 내용이다.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는 일장기와 마찬가지로 태양을 상징", "수백 년에 걸쳐 내려온 전통문화가 현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욱일기 모양은 일본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세계 나라에서도 널리 받아들여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그 예로 청사초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2010년 서울 정상회의 로고를 첨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마치 한국이 욱일기 모양을 사용한 것처럼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이 만든 욱일기 관련 영상의 한 장면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 외무성이 만든 욱일기 관련 영상의 한 장면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 유튜브 영상 캡처]

서 교수는 28일 "세계 곳곳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이 최근 이 영상을 내보내는 유튜브 광고를 봤다고 제보했다"며 "영상 내용은 일본이 과거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 등에서 욱일기를 '전범기'로 사용했다는 설명을 빼놓은 게 가장 큰 문제이고, 이는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어로 만든 욱일기 영상을 국내에 광고하는 것은 한국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일본 정부의 개념 없는 역사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질타했다.

서 교수는 과거 제작해 소셜미디어(SNS)에서 배포했던 욱일기의 역사적 진실을 담은 영상을 홍보하고, 일본 외무성 영상을 반박하는 영상도 곧 제작해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유력 매체에 욱일기에 관한 광고를 게재해 왔고, 세계적인 기관과 글로벌 기업의 욱일기 문양 사용에 대한 시정 운동을 벌여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