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 데뷔 20주년 기념공연

불혹 앞둔 ‘클래식계 아이돌’

꾸준한 열정 6집 앨범에 담아

“더 나은 뮤지션 되는 게 꿈”

데뷔 2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
데뷔 2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

“지금까지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음악을 사랑하고, 배우려는 열망이 넘쳤어요. 그 점만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어요.”

18일부터 데뷔 20주년과 음반 발매를 기념한 공연을 이어가는 피아니스트 임동혁(38)은 최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임동혁은 ‘한국인 최초’, ‘클래식 계의 아이돌’이라는 수사를 안은 첫 주인공이었다. 일곱 살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거둔 수많은 성취와 함께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수사를 달고 다녔다. 20년의 긴 시간은 임동혁의 이름 뒤에 무수히 많은 이력을 남겼다.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 임동민이 1위를, 임동혁이 2위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1년 롱티보 콩쿠르에선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올랐고,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선 3위에 올랐으나, ‘편파 판정’이라며 수상을 거부했다. 임동혁은 당시를 떠올리며 “여왕이 주는 상을 거부한 음악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며 “다시 돌아간다면 거부하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에 올랐다.

국제 대회에서 거둔 성과만큼 임동혁에게 지나온 시간들 안엔 “콩쿠르 입상이 목표”였던 때도 있었다. 불혹을 앞둔 지금은 “더 나은 뮤지션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음악적으로 더 깊고,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엄청난 공부와 연구가 필요해요. 지금은 10대와 비교하면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기억력이나 신체적 능력 등 몸이 점점 퇴화하기 시작하는 건 숙명인 것 같아요. 이를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경계하고 채찍질하려고 해요.”

오랜 시간 무대에서 피아니스트로 섰지만, 그는 여전히 무대가 두렵다고 한다. 스스로 “무대공포증이 심하고 예민한 사람”이라고 했다.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요. 만약 악마가 ‘실력 이상을 주겠다’가 아니라 ‘갖고 있는 실력까지만 매번 발휘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면 영혼을 팔 것 같아요.”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꾸준한 연습이다. 임동혁은 “최대한 실패하지 않으려고 연습하고 있다”며 “연습을 하면 조금이라도 두려움을 줄일 확률이 높다”도 말했다.

음악을 향한 꾸준한 애정과 열망을 담아 최근엔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두 곡인 20번 A장조와 21번 B플랫장조를 담은 6집 앨범을 선보였다.

“완벽한 버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디를 나가도 부끄럽지 않은 연주 녹음을 남기고 싶었어요. 최상이라고 묻는다면, 아닐 수 있어요. 다만 이 시기의 제가 담겼어요. 정성 들여 만들었고, 30대 후반 임동혁의 슈베르트는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