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엔솔’ 있다?…신재생 에너지 힘주는 SK [비즈360]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합작, 미국에 설립한 에너지 솔루션 기업의 증자에 나선다. 증자 규모는 480억원 가량으로 이 기업이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기반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이 주력 신사업인 이차전지를 넘어 신재생 에너지 부문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주주총회소집 공시를 내면서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Energy Solution Holdings Inc.)’의 증자 참여를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증자액은 479억원으로 작년 당기순이익 대비 10% 수준의 적지 않은 규모다.

그룹에서 정유·화학·배터리를 담당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0년 미국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도시가스·발전 자회사인 SK E&S, 투자형 지주사인 SK㈜와 손을 잡고 합작사(JV) 형태의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를 세웠다. SK E&S가 53.26%로 최대 지분을 갖고 있고 SK㈜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39.97%, 6.7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SK E&S와 SK㈜도 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미국 태양광·ESS 설치 1위 기업인 ‘선런(Sunrun Inc.)’과 합작의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선런은 2007년 설립된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 및 관련 서비스 전문 업체다. 미국 내 22개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60만명의 리테일 고객을 갖고 있다.

미국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 ESS와 사물인터넷·인공지능(AI) 등 IT 서비스를 결합한 에너지 솔루션 시장이 발전돼 있다.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는 미국 가정에 에너지 솔루션 서비스를 공급, 소비자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전력망 보조 서비스 사업으로까지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천연가스 등 전통 원자재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신재생 에너지 도입 확대 필요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SK 그룹의 태양광 등 에너지 솔루션 부문으로의 진출 속도가 빨라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룹 내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SK E&S가 주축을 이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년 전 에너지 솔루션 홀딩스 설립도 SK E&S 주도로 이뤄졌다. SK E&S는 지난해 미국의 그리드 솔루션(grid solution) 기업인 키캡처에너지(Key Capture Energy)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리드 솔루션이란, 재생에너지의 전력 변동성을 ESS·AI 등을 활용해 줄여줌으로써 공급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에너지 신산업을 가리킨다. 키캡처에너지는 3GW(기가와트)의 ESS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그리드 솔루션 선도 업체다.

유정준·추형욱 SK E&S 공동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솔루션·친환경LNG(액화천연가스) 등 4대 핵심사업 기반의 ‘그린 포트폴리오’ 구축을 꼽은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일 친환경 산업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유엔은 세계 경제를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로 이끌기 위해선 충분한 민간과 국제금융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며 “SK그룹은 친환경사업에 850억달러(약 102조70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2021 CEO 세미나'에서도 “2030년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 정도인 2억t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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