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기업 대응방안 세미나 열어
“美 특별지정 제재대상 금융기관과 거래 신중…수출제한품목도 확인해야”
“EU는 각 상품이나 기술 판매 수출 제한…제재 상황 급변 모니터링 해야”
정부, 산업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 통해 기업인들 문의 상담
[헤럴드경제=김지헌·주소현 기자] “러시아 금융 기관 혹은 그 기관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과 거래를 피하고,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수출 관리 품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유럽연합(EU)의 제재 방안과 러시아 등의 대응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3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이하 상의) 상의회관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사태 및 러시아 제재 관련 긴급 세미나’ 현장. 이 자리에서 기업들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재 대상인 금융 기관과 그동안 거래 여부 확인은 물론 향후 달러 거래를 최대한 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는 주문이 나왔다.
또 다른 뇌관인 수출 통제 관련 자사의 제품이 미국 정부 허가가 필요한 품목인지 따져보는 것이 급선무라는 조언도 제기됐다.
▶美 제재…특별지정 제재 대상 및 수출 품목 규제 조항 확인해야 =이날 발표자로 나온 박효민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는 “미국은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제2의 은행인 VTB방크, 방크로시야 등 54개 주요 금융기관은 자금 동결을 발표했다”며 “이들 은행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미국의 제재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SDN 제재 대상자(또는 50% 이상 지분 보유 기업)와 거래 여부 ▷SDN 제재 대상자(또는 50% 이상 지분 보유 기업)와 달러화 거래 여부 확인 후 대안 마련 ▷제재의 내용과 예외적 허가에 대한 정확한 파악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 등 제재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 등이 현실적 대책으로 거론됐다. 그 중 제재 대상 금융 및 기업과 달러 거래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수출 가능 품목 및 나라, 정부 허가 필요 여부 등을 관리하는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도 주요 체크 포인트로 제시됐다. EAR은 미국산 품목이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포함된 경우를 대상으로 적용되고 있다. FDPR은 제3국이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박 변호사는 “EAR 적용 여부 대상인지 파악하고 관련 품목 및 최소 기준, FDPR에 따른 분석과 함께 미국 수출 통제 내용과 절차에 대한 정확한 파악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U 제재…스위프트 퇴출 ‘주목’=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관련 “제재의 적용 대상인지 예외 대상인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조용준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는 “EU와 미국 제재와 유사한 방향으로 타국의 접근 방향을 예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러시아 은행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 배제는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하는 국제 통신망이다.
러시아에 대한 판매, 공급 등에 대한 제재 조치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됐다. 현재 EU는 ▷러시아의 국방·안보 발전 ▷정유 분야 ▷항공 산업 등 운송 분야 ▷군사물자로 활용이 가능한 상품 등에 대한 상품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날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는 “한국에 제일 중요한 사안은 FDPR 적용 예외지만, 협상 후 예외 된다고 해도 우리 기업들이 완전히 러시아와 무제한적 거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한국 기업 대상 미국의 통제는 상당한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산업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 ‘러시아 데스크’를 통해 기업들의 FDPR 적용 여부 등을 상담하며 고충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우방들과의 관계 등 국제 정세를 파악하는 가운데 정부가 신속하게 기업인들을 지원해야하는 때”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