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세계 1위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가 오는 3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 방식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다. 3년 전부터 뉴스케일파워에 투자를 단행했고, 관련 기자재 우선 공급권까지 확보한 두산중공업은 이번 상장으로 차세대 원자력발전 수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올 1분기 중 구조조정 졸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도약의 발판도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07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설립됐으며 전체 인력 중 석박사 비중이 42%에 달하는 연구개발 특화 기업이다. 300MW(메가와트)급 이하의 SMR과 이를 활용한 발전소에 대한 원천기술 개발 업체이며, 지난 20년간 미국 정부, 미국 플루어(Fluor)사, 우리나라의 두산중공업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 협력을 지속해왔다.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 안전위원회의 설계안전 인증 취득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 유타주 전력청과 계약을 맺고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의 상업용 SMR 발전소 건설 및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40억달러 수준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스케일파워 경영진은 2030년 매출액 전망치를 55억달러로 제시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의 성장 모델을 다수의 SMR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우가 가정됐지만, 초기 프로젝트의 규모(약 4조원)을 감안하면 최소한 2028년까지의 성장세는 신뢰할 만한 가정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원자로 판매 및 운영관리에 집중할 예정이고, 설계·엔지니어링과 조립·생산, 연료조달, 운반·리프팅, 반응로 설치, 제반시설 건설 등은 다른 협력업체에 맡길 예정이다. 특히 설계·엔지니어링과 조립·생산은 두산중공업이 맡을 예정이고 삼성물산이 반응로 설치와 제반시설 건설을 담당한다.
국내 원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쇠퇴 일로를 걸었다. 그러나 최근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높은 변동성으로 원전의 고효율성이 재조명받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이 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키면서 환경성까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SMR은 300MW 이하로 원자로, 증기발생기, 기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일체형 원전을 가리킨다. 모든 장비가 일체형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전제작이 가능하며 수조 안에서 작동한다는 점 등으로 전력이 필요한 어느 곳에서든 건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SMR은 기존 원전 대비 강화된 안전성을 바탕으로 경제성과 탄소저감의 우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 신재생, 수소와 함께 SMR 등 차세대 원전을 미래 성장 에너지원으로 지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