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 불가피론 ‘고개’
정부 빗나간 ‘위드 코로나’ 예측
23일 만에 40만→50만명
증가속도 초기 대비 18배 ↑
추가접종 간격 3개월로 단축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첫 발생 이후 10만명 돌파까지 429일이 걸렸지만 40만명에서 50만명까지 가는 데는 2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 시행 전에도 확진자 수가 폭증할 것으로 예견됐으나 확산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은 결과다.
확진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위드 코로나 시행에 대비해 마련한 병상 확충 등 준비도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의 2∼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고, 상황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특단의 방역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현 상황으로 볼 때 사태의 극적인 반전이 어려워 강력한 거리두기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이용 제한 등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가 연일 7000명을 웃돌면서 누적 확진자가 10일 0시 기준으로 50만3606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첫 유행 이후 429일 만인 지난 3월 24일 1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20만명(8월 1일), 30만명(9월 25일), 40만명(11월 16일)까지 갈수록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40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증가 속도가 초기보다 18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4차 대유행 이후 두 달여 만에 확진자가 20만명 가까이 급증한데다 11월 1일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9일까지 13만7220명(27.2%) 폭증한 탓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사망자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 사망자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11월 1일 이후 이달 9일까지 39일 동안 4130명 발생했다. 지난해 2월 국내 코로나 첫 사망자가 발생한 후 22개월간 누적 사망자 4130명 중 30.8%가 한 달여 만에 나온 셈이다. 이 탓에 위드 코로나 여파를 예측하지 못해 병상 확보 등을 하지 못한 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단기 예측 결과를 보면 당국은 유행이 악화할 경우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8000~9000명대, 내년 1월 말엔 8000~1만1000명대가 될 것으로 봤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중환자 수가 이달 31일 1767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확진자 수는 9일에도 852명을 기록, 연사흘 800대를 기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발 빠른 백신 접종을 위해 18세 이상 성인은 기본 접종 후에 3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 접종이 가능하도록 간격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진 18∼59세 성인은 추가접종 간격이 5개월, 60세 이상은 4개월이었다. 원한다면 잔여백신으로 각각 1개월씩 간격을 줄일 수 있었다.
이어 “거점전담병원을 계속 지정해 나가고, 군병원, 지자체 확보 병상, 특수병상,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등 여러 수요에 맞춰 중증환자 병상을 확충해나가겠다”며 “추가 행정명령과 거점전담병원 지정만으로도 5000병상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해선 “내주부턴 학교 단위로 ‘찾아가는 백신접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훈·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