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에 고가 전세계약 급증
보증금 15억원 이상 서울 아파트 53곳
강남구 26곳으로 가장 많아…서초구 21곳
“신규계약 전환 쏟아지는 내년엔 더 늘어날 것”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고가 전세 계약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이 15억원을 넘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가 50곳을 넘어섰다. 3년 전 3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3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전세보증금이 15억원을 넘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 수는 올해 53곳으로 지난해(33곳)보다 20곳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 3곳이었던 전세가 15억원 이상의 서울 아파트 단지는 2019년 8곳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바 있다.
전용 84㎡ 기준 전세보증금이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강남구에 26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가 21곳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송파구 4곳 ▷성동·동작구 1곳 등이었다.
거래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15억원 이상의 고가 전세거래 건수는 지난 2018년 17건에서 2019년 50건, 2020년 231건으로 늘었으며 올해에는 351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내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물건이 대거 신규계약으로 전환되는데 이들 매물은 임대료 인상폭을 5% 이내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으로 전세수요가 늘어난 상황에 내년 입주물량은 늘지 않고 계약갱신구권까지 만료되는 만큼 전세보증금 15억원이 넘는 국민평형 아파트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