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119.9%
8개월째 100% 이상…변함없이 뜨거워
“집값 상승 전망 많을 때 낙찰가율 높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 매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수요가 주춤하면서 ‘가격 하락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선 분위기가 다르다. 이달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인기가 뜨겁다.
3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9.9%로 전월(115%) 보다 4.9%포인트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최고 기록은 지난 6월 119%로 이달 기록이 0.9%포인트 높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9.9%에서 3월 112%로 올라선 이후 8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감정평가사들이 경매 전 적정 가격으로 책정한 감정가 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과열 상황이 8개월째 이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매 참여자들은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입찰한다.
경매 건별로 수십명씩 응찰자가 몰려 낙찰가율이 150% 이상으로 치솟는 사례도 발견된다. 지난 18일 서울동부지법 경매3계에서 경매가 진행된 송파구 오금동 현대 아파트 170㎡(이하 전용면적) 경매 사례가 대표적이다.
감정가 14억5000만원인 이 아파트 경매엔 응찰자가 28명이나 몰렸다. 경매시장에서 희소한 강남권 대형 아파트란 점이 수요자가 몰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낙찰자는 23억1020만원에 응찰한 선모씨였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59.32%나 됐다.
경기도나 인천시 아파트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이달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9.9%, 120.1%를 각각 기록해 모두 100% 이상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경기도는 14개월, 인천은 9개월 연속 100% 이상의 평균 낙찰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주로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85㎡이하 크기의 인기가 특히 높다. 예컨대 1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경기 시흥시 장곡동 연성3차대우 80㎡는 낙찰가율이 199%(감정가 4억300만원, 낙찰가 8억원)나 됐다. 18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평택시 안중읍 현화리 현대3차 85㎡는 178%(감정가 1억7000만원, 낙찰가 3억210만원)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 아파트 물건이 많이 부족하고 매매시장에서도 여전히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의 경우 당분간 110%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