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탈모 증세를 호소하는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50대 남성이 모더나 백신을 맞고 탈모를 겪고 있다는 국민청원을 올린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mRNA(매신저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 백신을 맞은 여성이 원형 탈모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탈모 부작용’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 A씨는 “지난 8월 4일 화이자 1차 백신을 맞고 일주일 되던 날 목옆 두드러기와 함께 오른쪽 뒷머리에 500원 동전 2개 크기만 한 원형 탈모가 생겼다”며 “제가 이 백신을 왜 맞았는지 후회가 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두피 주사를 맞으면 빨리 낫는다고 해서 탈모가 시작된 지 10일째 되는 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자르고 피부과에 갔다”며 “의사 선생님은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라며 주사를 맞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가) 백신과의 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며 갑상선 검사를 제안했고, 일단 두피에 주사를 맞는데 (탈모) 범위가 크다면서 28번 맞았다. 일주일 뒤엔 38번, 또 일주일 지나선 28번의 주사를 맞고 머리는 더 빠지고 ‘이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아팠다”고 했다.
9일이 지나 화이자 2차 백신을 맞는 지난달 8일엔 하수구가 막힐 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졌다고 했다. 그는 “2차 접종을 한 뒤 확인해보니 뒷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끊어지고 뽑히고 다 빠져 있었다”면서 “갑상선 초음파·피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지난 6일 원형탈모증, 약물 부작용에 따른 자가면역질환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 많던 머리카락이 5분의 1도 안 남았다. 정말 하루하루 우울하다”며 “피부과 처방약은 살을 찌게 만들고 눈이 너무 부어 일상생활도 힘들다. 아이가 셋인데 밥상을 차리면 ‘머리카락밥’이 된다”고 거듭 부작용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치료비만 100만원 넘게 썼는데 일도 못 나가고 직장도 일었다. 가발도 샀는데 쓰면 더 빠진다고 한다. 우울증 걸려 죽을 것 같다”고 절규했다.
끝으로 A씨는 “이건 백신 부작용이다. (의사가) 약물 부작용이라며 백신이랑 연관은 안 지었지만, 탈모도 부작용 맞다”며 탈모와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일엔 한 50대 남성이 모더나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다음 날부터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져 나오는 증상을 겪고 있다며 접종자의 아내가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