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필수품 ‘사이버 전시관’
10억원에서 20억원 비용 절감 효과도
설계와 현장에서 다양한 IT 기술 접목
프롭테크 벤처 투자 적극 나서기도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프롭테크(Prop Tech)’의 물결은 건설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사이버 분양관은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이제 필수가 됐고, 몸 쓰는 일이 당연했던 공사 현장에서도 사물인터넷(IoT)과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한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설계와 분양 단계에서 아파트에 적용된 각종 최첨단 기술을 강조하는 것도 이제는 당연한 일이다.
건설사들의 프롭테크 활용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사이버 분양관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해 초부터 하나 둘씩 선보였던 온라인 공간 사이버 분양관은 이제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사이버 분양관 자체도 진화하고 있다. 초기 사이버 분양관은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촬영한 영상을 VR 기술로 재현하는 수준이였다면 최근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도입한 메타버스는 모델하우스 자체를 온라인 공간에 만든다.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가는 덤이다.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생략하면서 10억~20억원 가량을 1차로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오픈 기간 및 수용 인원이 사실상 무한대인 가상의 사이버 전시관의 특성을 더하면 건설사들의 분양 프롭테크는 코로나19 시대 최고의 성공작인 셈이다.
이 같은 건설사의 메타버스 기술은 인력 양성 및 관리로까지 응용된다. 포스코건설은 올 여름 4주 코스의 대학생 인턴 실습 프로그램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선발된 12명의 인턴들은 실제 사무실이 아닌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현실 사무실과 회의실, 교육장, 카페테리아 등을 본인의 아바타로 다니면서 다양한 업무경험과 교육을 받았다.
아파트와 빌딩 설계 및 시공에서도 첨단 IT 기술은 필수가 됐다. 올해 새단장해 선보인 삼성물산 ‘래미안 RAI(Raemian Artificial Intelligence) 라이프관’에는 인공지능(AI) 및 로봇·드론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한 식음·배송 등 생활편의 서비스와 홈오피스, 홈트레이닝 등 특화 공간이 마련됐다.
아파트 입구부터 최적의 주차 공간을 계산, 입주민에게 경로를 안내한다. 안내로봇은 택배를 받아 각 세대 입구까지 배송하고, 또 방문객을 각 세대로 안내하기도 한다.
‘2025 버추얼 동부’라는 슬로건 아래 프롭테크 변신을 선언한 동부건설은 공사 현장에서 드론을 적극 활용해 안전과 품질관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열화상 카메라가 달린 드론의 촬영 영상을 분석하면 콘크리트 벽 속 누수를 빠짐없이 체크, 시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품질문제를 선제적이고 지속가능하게 대응하고 있다.
건설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프롭테크 전반으로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중견 건설사인 우미건설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세운 프롭테크 특화 IT 전문 투자회사 브리즈인베스트먼트 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IoT, 빅데이터, AI, 가상현실(VR), 핀테크, 블록체인 등 다양한 프롭테크 분야의 기업들에 투자, 협력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