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치킨 호일 난감하죠?” 화제 배달 쓰레기 ‘비법’ 뭐길래
유튜브 채널 ‘배달의민족’에 게재된 ‘분리배출 다이어리’ 동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잘 먹겠습니다, 잘 버리겠습니다.”

‘분리배출 다이어리’라는 유튜브 연재 콘텐츠의 오프닝 멘트다. 이 콘텐츠는 ‘엽기떡볶이’, ‘교촌 허니콤보’ 등 인기 배달음식을 먹고난 뒤 나오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분리배출해야 하는지 조근조근 설명한다.

최근 게재된 영상의 주제는 ‘숯불 치킨’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지코바 치킨’이다.

“어떻게 버려야 할지 늘 헷갈렸던 호일. 호일용기는 알루미늄 소재라서 캔으로 버려도 되지만, 김밥이나 치킨을 싸는 호일은 부피가 작아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선별이 어렵답니다. 이건 일반쓰레기로.”

“다음은 치킨박스. 양념이 묻었네요. 일단 행주로 가볍게 닦아낼게요. 아직도 더럽네요. 양념이 한두 군데 묻은 정도라면 그대로 종이로 버려도 되지만, 이렇게 양념이 많이 묻어있을 때는 뚜껑을 따로 뜯어낼게요. 오염이 심한 뚜껑 부분은 일반 쓰레기로, 나머지는 종이로 버려줍니다.”

“양념치킨 호일 난감하죠?” 화제 배달 쓰레기 ‘비법’ 뭐길래
유튜브 채널 ‘배달의민족’에 게재된 ‘분리배출 다이어리’ 동영상 캡처

이처럼 영상은 배달 음식에서 배출되는 다양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안내한다. ‘도미노피자’ 편에서는 기름종이, 피자박스, 스파게티 용기, 피클·핫소스 비닐, 피클통, 피자세이버(피자 삼발이)의 처리법을, ‘엽기떡볶이’ 편에서는 떡볶이 통, 주먹밥 용기, 단무지 비닐과 통, 쿨피스 처리법을 알려준다. 매회 재생시간은 3분 안팎. 노래 한 곡 듣는 시간이면 대여섯 종류의 쓰레기를 정확히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된다.

“양념치킨 호일 난감하죠?” 화제 배달 쓰레기 ‘비법’ 뭐길래
유튜브 채널 ‘배달의민족’에 게재된 ‘분리배출 다이어리’ 동영상 캡처
“양념치킨 호일 난감하죠?” 화제 배달 쓰레기 ‘비법’ 뭐길래
유튜브 채널 ‘배달의민족’에 게재된 ‘분리배출 다이어리’ 동영상 캡처

다소 딱딱할 수 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근 두 달 동안 해당 코너로 게재된 영상은 여섯 개인데, 누적 조회수는 100만회를 넘어섰다. 댓글도 긍정적이다. 누리꾼들은 ‘이 영상 뭔데, 분리수거가 힐링되네’ ‘진짜 궁금했던 부분이다’ ‘이런 콘텐츠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영상을 기획한 것은 다름 아닌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그린’이라는 모토 아래 전사적 친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분리배출 다이어리’ 코너는 배민 유튜브 채널에서 맡은 캠페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일 ‘배민그린’과 관련한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양념치킨 호일 난감하죠?” 화제 배달 쓰레기 ‘비법’ 뭐길래
우아한형제의 전사적 친환경 프로젝트·캠페인을 아우르는 ‘배민그린’ 로고 [우아한형제들 제공]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들은 ‘이런 광고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등 반응을 보였지만, 이는 오해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우아한형제들에 ‘광고비’를 낸다거나, 혹은 우아한형제들이 콘텐츠 수익을 위해 기업에 ‘섭외비’를 내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우아한형제들 내부의 브랜드콘텐츠팀 팀원들이 실제 배달을 시켜먹으며 들었던 궁금증을 나누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아이템을 선정한 뒤, 기업에게 ‘허락’을 받아 콘텐츠를 게재한다.

우아한형제들이 이처럼 환경 캠페인에 투자하는 것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배달 문화가 확산되고 일회용 쓰레기 배출 또한 늘어난 것에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발생된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약 7000t 규모다. 500㎖ 페트병 약 3억5000만개 분량이다. 현재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의 절반은 소각·매립되는데, 플라스틱 1t을 소각하거나 매립할 때 약 9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도 전사적으로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분리배출 다이어리 콘텐츠도 현재 족발 스티로폼, 짬뽕 홍합 등 아이템을 포함해 4~5편 제작이 예정돼 있다. 우아한형제들 브랜드콘텐츠팀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으로서, 어떻게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당연하다”며 “다음 에피소드를 함께할 기업을 애타게 찾는 중이다. 분리배출 다이어리에 관심 있는 기업은 언제든 연락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