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구글 인앱결제 적용’ 시점이 내년 3월 31일로, 6개월 연기됐다.
구글 인앱결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국내 모든 디지털콘텐츠에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최대 30%)를 부과하겠다는 정책이다. 애초 올해 1월 적용을 예고했으나 업계 반발에 직면해 10월로 연기한 바 있다. 이번 또 한 차례 적용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하면서, 웹툰·웹소설 등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통과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글은 16일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홈페이지를 통해 “(구글 인앱결제 적용과 관련) 개발자에게 6개월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면서 “결제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2022년 3월 31일까지 시간이 제공됩니다”라고 밝혔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화 연기 이유를 두고 “전 세계 개발자로부터 지난 한 해가 특히 어려웠다는 소식을 꾸준히 들었다”며 “이에 정책과 관련된 기술 업데이트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구글 측은 “7월 22일부터 개발자는 도움말 센터를 통해 (인앱결제 의무화 적용 시점)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이 돌연 인앱결제 연장을 결정한 이유로는 자국 내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애플과 더불어 인앱결제 강제화 방침으로 미국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앞서 미국 36개주와 워싱턴DC는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에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게임사인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냈다. 자국 내에서도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구글이 자구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이번 연기 결정은 법안 통과가 유력하던 국내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구글의 인앱(자체)결제 강제 도입을 막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업계에선 자칫 법안 통과에 변수로 작용할까 우려를 내비친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장은 “중요한 결정이 얼마 안 남기고 있을 때마다 구글이 하나씩 (변수를) 툭툭 던진다”며 “이런 부분으로 인해 긴장감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며 “올바른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웹툰이 이제 막 해외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구글에 발목을 잡혀 더 큰 활약을 해야 할 시점에 전력이나 여력이 분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 7월 게임에만 적용한 인앱결제 30% 수수료를 모든 콘텐츠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통행세’ ‘구글의 갑질’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적용시점을 애초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1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 웹툰·웹소설업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비디오, 오디오, 도서(웹툰·웹소설) 관련 앱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