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커피에 버터를 넣은 ‘버터 커피’부터 ‘그린빈(로스팅하기 전 커피생두)’ 까지 커피를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이 국내외에서 소개되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그린빈을 분말 형태로 섭취하거나 물과 희석해 마시는 ‘그린빈 다이어트’는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제품들이 출시되기도 했다. 커피와 체중감소를 연구한 논문들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과연 커피는 살을 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걸까.
'생활 안 바꿔도 된다' 그린빈, 정말 다이어트 될까
커피 다이어트 효과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미국의 TV 프로그램 닥터오즈쇼(The Dr. Oz Show)에서 그린빈이 소개되면서부터다. 이후 그린빈의 다이어트 효과는 2014년 열린 미국화학학회 학술회의에서 스크랜튼대 조빈스 교수팀의 연구로 다시 주목받았다. 20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하루 2400㎉를 섭취하며 그린빈을 제공한 결과, 생활패턴을 변경하지 않았어도 체중이 감량한 것이다.
그린빈 다이어트는 커피 속 클로로겐산 성분 효능과 연관돼 있다. 이는 체지방 분해를 돕고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커피를 볶는 로스팅 과정에서는 손실될 수 있으나 로스팅 전인 그린빈에는 50% 가량 함유돼 있다. 이 때문에 그린빈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활용된 것이다. 최근에는 장 기능 강화로 배변활동을 촉진한다는 미국화학학회 연구로도 주목받았다.
커피 속 카페인 또한 신체의 에너지 소비량을 늘려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2~4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커피 속 카페인이 칼로리 소모를 촉진시켰다”고 분석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식사 후 마시는 커피는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커피 다이어트, 어떻게?
체중감소와 관련된 연구들은 여럿 발표됐지만 후속 연구들이 진행중이며, 정확한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까지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은 커피가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먹기만 하면 무조건 살을 빼주는 식품으로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커피만 마시면서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커피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무작정 많이 마실수 없는 음료이다. 과다 섭취 시에는 혈압상승,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의 증상을 가져올 수 있어 섭취량 제한이 필요하다. 커피 종류도 주의해야 한다. 각종 연구에서 말하는 커피란 ‘블랙커피’이다. 블랙커리 1잔의 열량은 5㎉에 불과하지만 크림이나 시럽을 첨가한 커피는 칼로리가 높아 오히려 체중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