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SK증권 제공]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SK증권 제공]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대표적이다. 사실 증시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 불편하겠지만, 최근 한국은행 총재의 연내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은 어쨌든 자산가격 움직임에 대한 우리 중앙은행의 우려를 잘 보여준다. 물가와 고용, 그리고 금융시장의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목표를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 불편한 사람들은 증시가 조만간 긴 하락 추세로 돌입할 것이라거나, 단기적으로라도 큰 폭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생각해 온 투자자들일 것이다. 작년 여름에 코로나19 이전보다 주가 수준이 더 높아졌을 때도 비슷한 견해가 확산됐었는데, 이후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어려움을 겪은 투자자들이 많았다. 만약 이번에도 증시가 의미 있는 폭으로 상승하면 하락을 전망했던 투자자들은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증시가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를 맞추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연속해서 맞추는 것은 더욱 어렵다. 즉, 오를 때와 내릴 때를 늘 잘 판단해 제시하는 전문가나 투자자는 극히 드물고, 맞추고 틀리고를 반복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확신에 찬 전망보다 대응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최근 증시를 전망하거나 주식에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가치 평가가 전망에 개입돼 있고, 이 때문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도덕적으로 그릇되거나 나중에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 큰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옳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다분히 가치관이 반영된 전망이다.

주로 역사적 경험에 의거한 가치 편향적 전망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무엇보다 지금 형성된 가격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전망에 적합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취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새롭게 발표되는 통계 지표들을 비대칭적으로 해석하고, 같은 해석을 하는 사람 얘기만 듣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 역사적 사실을 얘기하는 사람조차 모든 역사를 다 아는 것은 아니며, 그 당시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역사적 사건들을 공부하며 여러 시사점을 얻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지만, 증시 역사나 경제사를 공부한 학자가 성공적인 투자자였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라면 앞으로의 상황을 판단하는 데 있어 가치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 즉, 이럴 수 없다거나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발표되는 경제 지표나 시장 통계, 그리고 시장 참가자들의 변화되는 생각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것이 그나마 어려운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