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금융포럼 2021 세션3
‘지속가능성 고려한 장기투자 중요성’ 토론
“ESG는 필요가 아닌 필수” 토론자 한목소리
“관련 TF 꾸리고 ESG 항목 신설도 검토중”
금감원도 ESG 반영한 감독제도 개선 시사
앞으로 금융규제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인이 반영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의 ESG 활동이 재무현황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24일 열린 ‘헤럴드 금융포럼 2021’에서는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제기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놓고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가 토론 좌장을 맡고 양해환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 매니징디렉터 파트너, 조휘성 교보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이 패널로 나섰다.
조휘성 교보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은 “실제 투자에 ESG를 접목하고 있지만,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 지 등이 관건이 되고 있다”며 “보험사는 장기투자기관이고, 운용성과가 재무제표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ESG를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해환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네거티브 심사체크 리스트에 ESG 요건을 이미 넣었는데, 앞으로 더 구체화할 것”이라며 “ESG를 반영한 감독제도 개선을 어떤 형태로든 모양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SG 투자에 있어 리스크 경감 요인을 점검해 적정 위험계수를 검토하고 경영실태평가에도 ESG 항목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건은 ESG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기준이다.
장권영 보스턴컨설팅 파트너는 “ESG 평가기관만 세계적으로 150개 정도로 거의 1~2주 단위로 늘고 있다”며 “신용평가기관이 난립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과도기적 단계”라고 거들었다. 이어 “ESG관련 투자가 일반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지만 착시효과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운용자산에서 ESG 관련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자의적인 해석이나 기업의 입장이 반영된 거품일 수 있다는 게 장 파트너의 진단이다.
양 국장도 “ESG 평가기관 간 차별성이나 투명성, 공정성 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성이 더 높아져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양 국장은 보험사들이 ESG를 생산적 금융과 접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ESG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가능이 담보된 성장이지만, 감독당국은 생산·포용적 금융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며 “치매보험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보험 등 사회적 책임 기능을 갖춘 상품을 독려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영실태평가에 비재무적 요인을 반영하는 방안도 하반기에 나올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