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상승률 0.10% 2·4 대책 이전으로

재건축 진척 기대감, 주택시장에 확산

상승 추세 우려…시장 진단도 엇갈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2·4 대책이 나오기 직전의 상황으로 회귀했다. 전반적으로 강남3구가 끌고, 노원구가 밀면서 아파트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0% 올라 지난주(0.09%)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2·4 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0.10%) 이후 1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이다.

강남권이 끌고 노원이 밀고…더 오른 서울 아파트값 [부동산360]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

서울 아파트값은 서울 내 32만가구를 공급하는 2·4 대책이 나온 직후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에는 0.05%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4·7 재·보궐선거 전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4월 둘째 주 0.07%로 다시 오름폭을 키웠고, 이후 매주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셋째 주 상승률이 0.10%로 치솟았다.

2·4 대책의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울시가 재건축 진척 기대감에 집값이 과열된 압구정동·목동·여의도동·성수동 정비사업 추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나, 이 역시 규제보다는 재건축을 위한 포석으로 인식되며 집값 오름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2%대 이상 상승한 지역은 송파구(2.53%), 노원구(2.38%), 서초구(2.21%), 강남구(2.10%) 등이다.

이 중 노원구는 최근 6주간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부터 중저가 단지 수요가 이어지던 곳이었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상계·중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서초구는 압구정동이 규제로 묶인 뒤 매수세가 반포·서초동 등으로 옮겨간 영향 등으로 4주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송파구 역시 가락·풍납동 등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재건축 단지들은 규제 이후 매수세가 잦아들어 거래가 뚝 끊겼으나,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매수심리도 강해졌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8로, 지난주(103.5)보다 1.3포인트 더 높아졌다. 6주 연속 기준치 100을 넘어서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드러냈다. 서울 5개 권역 중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6.7에서 이번 주 111.5로 올라 지수가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상승폭도 가장 컸다.

시장에 대한 진단도 엇갈리고 있다. 부동신원은 각종 세제·대출 규제로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반등 추이가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반면 거래량 감소는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었기 때문이며 상승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시장 전반에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호가 중심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