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다들 돌았어.. 오직 쿠팡이츠에서만 100% 한집 배달!”(쿠팡이츠 광고)
배달의민족이 내달부터 선보일 ‘배민1(one)’ 서비스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배민1의 핵심인 ‘단건 배달’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쿠팡이츠이지만, 배민의 공격적 대응에 ‘100% 한집 배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내달 8일부터 선보일 ‘배민1’ 서비스에는 현재 4만 곳 이상의 식당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가입을 신청받은 뒤 약 한달 반만에 성과다. 배민1 서비스의 핵심은 배달기사에게 한 번에 하나의 음식만 배달하게 하는 ‘단건 배달’이다.
사실 단건 배달 서비스를 업계에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쿠팡이츠다. 2019년 론칭한 쿠팡이츠는 100% 단건 배달을 내걸어 전에 없던 고객 경험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출범 이후 약 2년 만에 12만여 곳의 가게를 입점시켰다. 하지만 배민은 한달 반 만에 5만개에 육박하는 가게를 끌어들이며 쿠팡이츠 때보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민1이 이같은 돌풍을 일으키면서 쿠팡이츠가 서울 서초와 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 이어왔던 가파른 성장세도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배달 파트너들이 쿠팡이츠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식당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 강남 일대 소비자들 사이에 “쿠팡이츠가 느려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올들어 기본 배달비를 낮추고 근무 방식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라이더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얼마나 쿠팡에서 이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를 지켜보는 식당 점주들 사이에서는 배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쿠팡이츠는 최근 유튜브 등 채널에 ‘다들 돌았어’라는 문구를 삽입한 영상 광고를 게재했다. 영화배우 차승원, 엄태구, 채수빈 등이 참여한 이 광고에서 쿠팡이츠는 “돌지 말고 한 번에 끝내자. 오직 쿠팡이츠에서만 100% 한 집 배달”이라고 강조한다.
배달의민족이 배민1 서비스를 선보이더라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식당은 여전히 외부 배달대행사를 이용하게 된다. 즉 배민1 미가입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 사용자의 경우 여전히 ‘묶음 배달’로 음식을 받아보게 되는 셈이다. 쿠팡이츠는 이같은 묶음 배달을 겨냥해 ‘(여러 집을) 돌았다’며 공격적 언어유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배민1 가입자를 받고 있어, 단건 배달 사각지대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로선 배민1과 쿠팡이츠 모두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하고 있고, 이 기준으로는 양사의 요금 부담이 동일하다. 다만 추후 프로모션이 종료되고 정상화된 요금은 배민1이 ▷중개이용료 12% ▷배달비 6000원 ▷카드수수료 및 결제이용료 3%, 쿠팡이츠가 ▷중개이용료 15% ▷배달비 6000원 ▷카드수수료 및 결제이용료 3%로, 배민1이 가게 매출의 3% 만큼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