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전세난에 경기·인천 급등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전셋값이 2년 전 집값을 훌쩍 넘는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경기도와 인천 등 외곽 지역 전세가격이 급등한 까닭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과 경기도에서 2년 전 매매가격에 해당하는 전세 매물이 나온 아파트 단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송도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전용면적 84㎡A형의 경우 지난 3월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이 아파트의 2019년 4월 매매가는 5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지금은 이 돈으로 전세조차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있는 ‘한라비발디캠퍼스 3차’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전용 84㎡A형은 지난 4월 전세가 4억1000만원에 거래 신고됐다. 2년 전인 2019년 4월 3억8000만원이던 거래가격보다도 3000만원 비싼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앙동 ‘중앙동 힐스테이트 2차’의 경우도 비슷한 모습이다. 2019년 4월 4억6000만원 정도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77㎡는 올해 2월 5억이 넘는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지금 시세 역시 4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방의 상황도 비슷하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 푸르지오’ 전용 84㎡B형은 올해 1월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019년 7월 이 아파트가 4억1500만원에 거래됐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2년 전 매매가보다 2억원을 더 줘야만 전세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전세가격 폭등과 더불어 전세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매수수요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재계약 시점엔 현 전세가격이 2년전 매매가격과 근접해지면서 차라리 내 집을 장만하려는 ‘영끌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9년 말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2년간 무려 29.5%, 3.3㎡당 739만원에서 957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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