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여성의 유방암이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환자수 발생 1위를 지켜온 폐암을 제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암을 진단받은 환자 수는 전 세계 1930만 명으로, 이중 유방암 환자는 11.7%를 차지하며 폐암(11.4%)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이 폐암을 진단받은 남녀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국내 또한 평균 증가율은 상승세이다.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서 지난 2019년 유방암 환자는 22만14명으로, 2015년 15만6533명에서 41% 증가했다.
유방암을 막으려면 평소 식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음식들이 있다. 설탕이 든 탄산음료나 와인 등의 주류, 그리고 비만을 일으키는 고지방 식단이다.
“탄산음료,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 높인다”
악명이 높은 탄산음료가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까지 높인다는 연구가 최근 나왔다. 미국암연구학회(AACR)발간의 국제학술지 ‘암 역학 및 예방’(CEBP)에 실린 미국 뉴욕 주립대학 버팔로 캠퍼스 연구팀의 논문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927명( 35~79세의 의 식생활을 19년 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1주일에 5회 이상 당분이 첨가된 탄산음료를 마신 여성은 해당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62% 증가했으며, 특히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은 85% 상승했다. 다이어트용 탄산음료 또한 이러한 연관성과 다르지 않았다. 설탕이 든 탄산음료는 혈중 포도당 농도를 높여 인슐린의 기능이 저하돼 유방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나디아 코이라티(Nadia Koyfatty)박사는 “설탕 함유의 탄산음료는 영양학적으로 그 어떤 유익한 점이 없을 뿐 아니라 특히 유방암 환자는 피해야 할 음료”라고 말했다.
주류는 유방암 발생률 증가시켜
술을 많이 먹는 여성 역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암학회에 따르면 주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영향을 미쳐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혈중 알코올 분해 속도가 느려 알코올에 더욱 취약하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알코올을 하루에 10g(알코올 40% 위스키 25㎖, 25% 소주 40㎖, 12% 포도주 85㎖, 맥주 250㎖) 이상 섭취하면, 유방암 발생위험이 7~10% 정도로 높아진다.
포화지방 많은 음식도 위험 요인
포화 지방 섭취량이 많을 경우에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상승할 수 있다. 의학전문가들은 서구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아시아인보다 높은 것도 포화지방이 많은 고지방·고열량 식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28%가량 높았다는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의 연구도 있다. 미국암학회는 고지방·고열량 식단 자체를 유방암 위험인자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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