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산란계↑…계란 가격 여전히 고공행진
4월 2500만개, 다음달도 계란 추가 공급할 것
하반기에는 회복…계란값 과잉 하락 우려도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잡히는 분위기다. 하지만 계란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산란계가 크게 감소하면서 줄어든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들어서야 계란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전남 나주의 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지난 2월 예방적 살처분 대상을 ‘AI 발생농장 반경 3㎞ 내 전 축종’에서 ‘반경 1㎞ 내 발생 축종과 동일 축종’으로 축소한 바 있다.
AI 확산세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계란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특란 30개의 소비자가격은 7563원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날 5424원보다 39.4% 높은 수준이다. 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지난 1월 28일 7000원대를 넘어선 뒤 현재까지 밑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계란 가격이 계속 높은 이유는 계란 생산에 투입되는 산란계가 AI로 대거 살처분됐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를 살펴보면, 지난 4일 기준 살처분된 오리, 닭 등 가금류는 총 2989만3000마리다. 그 가운데 산란계는 1674만5000마리로,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육용오리(184만9000마리), 육계(698만4000마리) 등의 살처분 두수와 비교하면 살처분된 산란계 수는 더 두드러진다.
정부는 폭등한 계란값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4월 중 계란을 2500만개 이상 수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억원 기재부 차관은 지난 9일 “계란의 경우 4월 수입이 발표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이행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5월에도 가격 조기안정 달성을 위해 필요한 물량의 수입이 가능하도록 즉시 계획수립에 착수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풀리는 계란 물량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은 3760만개 수준으로, 지난해 4357만개 대비 700만개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의 공급안은 하루 평균 100만개 가량을 추가 공급하는 데 그쳐 계란 값을 지난해 수준으로 낮추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계란값이 하반기에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산란계 도태가 지연되고 입식이 늘면서 계란값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계란 값이 지나치게 내려갈 과잉의 우려도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