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점유율 흔들리는 삼성…LG폰 철수 ‘위기’·‘기회’ 변곡점
-LG폰 점유율 3위 북미시장 최대 변수…애플 안방무대, 삼성 ‘힘든 싸움’
-중저가폰은 샤오미 공세 본격…삼성도 LG폰 수요 잡기 대응 본격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철수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에서 LG전자는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빅3’업체다. 결국 애플의 안방시장인 북미에서 LG전자의 빈자리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전 세계 글로벌 점유율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의 입김이 세지고 중국폰의 도전까지 거세지는 환경에서, 삼성전자의 세계 1위 수성이 험난해졌다.
삼성, 세계 점유율 20%대 ‘흔들’…북미 LG점유율 어디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20%대 점유율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라는 시장 최대 변수까지 맞게 되면서 삼성전자 역시 점유율 확대의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5%다. ‘철옹성’이던 20%대 점유율이 10년 만에 무너졌다. 애플(15.5%), 화웨이(14.4%)가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갤럭시S21’ 출시로 올 2월 점유율이 23.1%대까지 회복했지만, 1월에는 점유율이 15.6%까지 주저 앉으면서 일시적으로 애플(25.4%)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1위 입지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철수는 삼성전자에게 기회보다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인 북미가 변수다.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 13%대의 점유율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왔다. 애플, 삼성에 이어 점유율 3위다. 결국 북미의 LG전자 점유율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글로벌 점유율 경쟁의 향방이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북미는 애플의 안방 무대인 만큼, 삼성전자에게 녹록치 않은 싸움이 될 여지가 크다.
샤오미까지 중국폰 공세…‘샌드위치’ 된 삼성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폰의 공세를 이겨내야 할 처지다. 당장 그동안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렸던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폰의 공세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샤오미의 국내시장 도전도 거세다. 샤오미는 파격적인 할인 공세를 퍼부으면서 국내 시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불과 지난달 말 출시한 샤오미 ‘홍미노트10’의 경우에 출시하자마자 공짜폰으로 풀렸다. 중저가 5G(세대) 스마트폰 미10 라이트도 공시지원을 대폭 확대해 공짜폰으로 팔리고 있다. 6일부터는 자사 제품을 최대 25%까지 할인해주는 고객 감사 축제인 ‘미 팬 페스티벌’도 시작하면서 LG전자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샤오미는 삼성이 선점한 폴더블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샤오미는 ‘갤럭시 폴드’와 판박이인 폴더블폰까지 내놓으면서 삼성 폴더블폰 초기 가격보다 50만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하며 맞불을 놨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LG폰 공백을 겨냥해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보상판매에 LG 제품 ‘LG V50 씽큐(ThinQ)’을 포함시킨 것이 시작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보상판매에 자사폰과 애플 아이폰만 대상으로 삼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 스마트폰을 쓰던 기존 사용자들을 교체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됐다”며 “LG폰 사용자들을 잡기 위한 프로모션 등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 측은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