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애플도 샤오미도 ‘카’ 만드는데, 삼성은?”
샤오미가 30일 ‘샤오미 봄절기 신제품 발표회 2021’에서 전기차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일단 100억 위안(한화 약 1조7254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총 100억 달러(11조3240억원)를 전기차에 투자해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로 거듭나겠단 방침이다. 애플에 이어 샤오미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카’ 출시 가능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자동차 사업은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다.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등 다양한 IT 분야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실패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987년 자동차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시동을 건지 8년만인 1995년, 현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신인 삼성자동차를 설립했다. 하지만 야심찬 출발이 무색하게 IMF가 터지며 사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부채만 4조원에 달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시장 진출 5년만인 지난 2000년, 프랑스 르노 그룹에 사업을 매각하고 만다. 하지만 이때 삼성전자가 르노 그룹과 국내에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10년 주기 ‘브랜드 이용 계약’을 맺으며, 삼성전자가 언제고 완성차 시장에 재진출 하는 것 아니냔 소문이 따라다녔다. 특히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을 비롯한 4대 신성장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 밝히며 소문은 더욱 무성해졌다.
하지만 완성차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삼성전자는 일관된 입장을 표현해왔다. “(재진출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8월 르노 삼성과의 브랜드 이용 계약도 종료됐다.
업계에선 애플, 샤오미는 물론 화웨이까지 스마트폰 시장 경쟁업체들의 잇딴 전기차 시장 진출에도 삼성전자가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배경엔 파트너사와의 관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시, 핵심 고객사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실제 지난 2015년 삼성전자의 고객사였던 애플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강력한 경쟁모델로 의식,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생산 전량을 대만의 TSMC에 맡긴 바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부품과 세트(완제품) 사업을 동시에 하는 것이 고객사 확대의 걸림돌로 지목돼 왔던만큼, 전장사업만으로도 충분하단 계산을 마친 게 아니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미 전장사업에서 충분한 역량을 확보한 것도 굳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미래차 시대엔 제조 기술보단 배터리,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소프트웨어 역량이 더 중요하단느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품 기술력만으로도 이미 우위에 선만큼 전장사업만으로도 충분하다 본 것 아니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