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산 비빔밥’을 두고 과도한 중국 PPL(제품간접광고)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이 비빔밥 식문화 폄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빈센조’ 드라마에서 주인공 송중기가 중국산 비빔밥을 먹는 장면을 올리고 “주인공이 중국의 ‘자열식 비빔밥’을 먹은 것에 한국 네티즌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중국산 비빔밥 논란은 지난 14일 방송된 '빈센조'에서 남자주인공 빈센조(송중기)가 즉석 비빔밥을 건네받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시작됐다. 3초 남짓 짧은 영상이었지만 해당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인데다, 특히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라는 점에서 화를 키웠다.
또 해당 제품에는 중국어로 ‘한국식 파오차이(중국식 절임채소)’라고 표기된 점을 두고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자 비빔밥 폄하에 나서고 있다. 누리꾼은 SNS와 기사 댓글을 통해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방법”, “한국에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남은 재료를 모아 넣다가 비빔밥이 나온 것”,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인”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드라마‧영화로 퍼지고 있는 ‘차이나 머니’에 대한 조롱도 이어졌다. 콘텐츠업계는 늘어나는 제작비 충당 차원에서 중국 브랜드 간접광고를 받아들이고 있다.
논란 중인 ‘빈센조’에 앞서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는 극중 여고생이 중국 유명 즉석식품 브랜드 ‘즈하이궈(自)’의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장면이 나왔다. 또 버스정류장 배경에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京東)’의 로고가 간접광고 되기도 했다.
이같은 차이나 머니 PPL을 두고 “중국 자본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한 나라” “한국 드라마는 중국 영향력에 지배” “한국인의 편협한 민족주의가 우습다” 등 조롱도 이어졌다.
이를 두고 한국문화 홍보활동을 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중국 기업의 비빔밥 제품이 간접광고로 등장한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는 늘어난 제작비 충당을 위해 중국 PPL은 외면하기도 여려운 실정이라고 말한다. 미니시리즈 기준 회당 평균 제작비는 6억원 수준까지 올라 2010년대 초반 2억원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한류 시장 위축에 코로나19 여파로 제작사들의 중국 자본 의존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