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등골’ 빼먹는다 ㅠㅠ” 10대들의 유튜브 ‘명품’ 놀이 [IT선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00만원 육박하는 ‘등골 브레이커’가 싸게 느껴질 판…이제는 10대들도 명품 ‘플렉스’!”

10년 전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100만원짜리 패딩.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 비싼 옷이란 의미로 ‘등골 브레이커’란 별명이 붙었다. 요즘 10대들 사이에선 등골 브레이커도 싸다. 구찌, 샤넬, 디올 등 성인도 쉽게 사기 힘든 수백만원 상당의 명품을 유튜브에 ‘플렉스’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엔 10대들의 명품 ‘하울’(SNS에서 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손쉽게 명품 하울 영상을 접할 수 있다. 가방 하나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샤넬과 디올은 물론 구찌, 발렌시아가, 톰브라운 등 직장인들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해 언박싱(구매 상품을 개봉하는 것)하는 것.

아르바이트로, 일찍부터 사회 생활에 뛰어들어 명품을 구입했다는 10대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은 부모의 재력으로 구입한 제품들이다. 실제 자신을 15살이라 소개한 한 10대는 유튜브에서 “첫 시험에서 시험을 잘 봤는데 엄마가 프라다 지갑을 사줬다”고 공개했고, 또 다른 10대는 첫 다이아몬드, 첫 샤넬 가방 등을 하울하기도 했다.

“부모 ‘등골’ 빼먹는다 ㅠㅠ” 10대들의 유튜브 ‘명품’ 놀이 [IT선빵!]
[유튜브 캡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걸친 10대들이 서로의 패션만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고르는 ‘룩개팅’ 영상도 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가수 지드래곤(지디)이 착용했다는 600만원 상당의 나이키 운동화, 200만~300만원짜리 발렌시아가 후드티, 200만원 상당의 생로랑 가방 등 고가의 명품이 대거 등장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돈이 있다면 명품 구매에 청소년, 성인이 따로 있느냐”, “각자 처지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것 뿐”이란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저런 명품을 턱턱 구매할 10대가 얼마나 되겠느냐, 위화감만 조성된다”, “부모 재력을 자랑하는 것 같아 박탈감만 느껴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의 명품 소비에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웹드라마를 중심으로 명품이 지속 노출되며 이를 시청하는 10대들도 명품 소비에 눈을 돌리게 된단 것이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힙합 프로그램에서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가 유행하며 10대들 사이에서도 명품 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단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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