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나온 집 어디? 부동산 프롭테크·커뮤니티로 찾아
GTX-C 정차 가능성 소식 알려지자 상록수역 호가 급등
빨라진 정보접근성…“하락장에선 무섭게 가격 떨어져, 양날의 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난달 31일 한 공중파TV 프로그램에서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의 ‘일산 자이주상복합’ 아파트가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의뢰인이 원하는 조건의 집을 연예인 출연자들이 팀을 이뤄 찾아주는 포맷으로 구성됐다. 해당 회차의 의뢰인이 최종 선택한 집이 바로 이 아파트였다.
부동산 프롭테크(정보기술 기반 부동산서비스업)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로 실시간으로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어떤 동네를 보고 있으며, 어떤 아파트 단지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실거래가와 더불어 호가 수준도 쉽게 감지된다.
이 아파트는 31일부터 1일까지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인근 식사동 일대 아파트 단지도 덩달아 관심을 받았다. 수천, 수백명이 ‘보는 중’으로 떴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 현상을 바탕으로 다시 이슈가 된다. “식사동 불났다”며 애플리케이션 캡쳐 화면을 첨부한 게시글에는 순식간에 댓글이 여럿 달렸다.
조회수도 1만회 가까이 집계됐다. 단지 주민, 인근 주민, 타지역 주민들이 댓글을 달았다. 아파트에서 밖을 보는 조망이 얼마나 좋은지, 초등학교와 얼마나 가까운지, 동네가 얼마나 살기 편한지 등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방송 뿐만 아니라 호재가 생긴다는 뉴스에 다음날 그 일대 아파트 매물이 싹 거둬지는 일도 발생했다.
안산 상록수역이 GTX-C노선 회차에 활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일대 부동산이 들썩였다. 한 신문에서 “양주 덕정과 수원을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열차 중 일부는 금정역에서 갈라져 상록수역(안산선, 서울지하철 4호선)까지 운행할 것”이라고 보도한 다음이었다.
상록수역 인근 ‘본오주공아파트’는 단숨에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1위를 찍었다. 그러자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있는지 묻는 글도 올라왔다.
이튿날 아침에 이 아파트 매물을 취급하는 중개업소에 투자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룬 사진이 또 화제가 됐다. 실거래가와 호가에 곧장 반영됐다. 본오주공 전용 39㎡는 지난달 26일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9월 1억515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뛴 가격이다. 전용 60㎡도 26일 3억4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거래였던 2억4900만원(12월 8일 )에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현재 호가는 3억 9000만원까지 나와있는 상태다.
이처럼 부동산 프롭테크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집값 상승기에 빠른 정보창구가 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실거래가 등 각종 정보에 접근하기가 용이해지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하지만 과도한 쏠림은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보가 과다하게 해석되면 상방과 하방을 크게 만드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지금은 상승기니까 상승 쪽으로 크게 나타나는 것이지만, 경기가 안좋아지면 하방이 무섭게 내려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음식점 맛집에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다. 심 교수는 “맛집 정보가 한번 방송 등으로 알려지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만약 그 집이 위생이 불량하다든지 소문이 나면 문을 닫을 정도로 심각하게 타격을 입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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