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야구장, 백사장과 헷갈렸을 수도

코로나19 영향? 뉴욕 야구장서 130년만에 흰올빼미 출현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대형 공원묘지에서 지난주 코요테 등 야생동물들이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고 있다.[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적이 드물어진 까닭일까. 북극권에 사는 흰올빼미가 미국 뉴욕에 출현했다.

USA투데이는 31일(현지시간) 북극해 연안의 동토지대에 사는 흰올빼미가 뉴욕 센트럴파크의 야구장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흰올빼미의 출연 사실은 지난 27일 조류관찰 취미에 대한 트위터 계정인 맨해튼 버드 얼러트를 통해 알려졌다. 흰올빼미가 센트럴파크에서 목격된 것은 지난 1890년 겨울 이후 130년 만이다.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동토지대에 서식하는 흰올빼미는 겨울이 되면 미국 동부 연안으로 내려온다. 그러나 대도시인 뉴욕 맨해튼에 오는 일은 없고, 동쪽 퀸스와 롱아일랜드 해안에서 목격된다.

전문가들은 흰올빼미가 센트럴파크 야구장의 흙바닥을 롱아일랜드 해안의 백사장과 헷갈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이 코로나19로 인적이 드물어져 흰올빼미가 출현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흰올빼미는 목격 다음 날인 28일부터 모습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조류학자 폴 스위트는 "흰올빼미에게는 센트럴파크가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트럴파크의 먹이사슬 중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매나 까마귀 등 다른 조류가 경쟁 맹금류인 흰올빼미를 압박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흰올빼미 출현 소식에 카메라를 들고 몰려든 시민들에 영향을 받아 떠났을 수도 있다.

센트럴파크를 관리하는 공원 경찰은 올빼미를 찍기 위한 불법 드론 등장 사실을 전하며 "흰올빼미가 드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