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이폰 12 따라 너도나도 충전기 불포함…중저가폰도 뺀다!”
애플이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12에 처음으로 충전기를 동봉하지 않으며 시작된 ‘충전기 불포함’ 정책이 갈수록 확산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잇따라 플래그십 모델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한 가운데, 샤오미의 중저가폰 브랜드 레드미도 충전기를 ‘옵션’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확산되자 고객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중저가폰 브랜드 레드미의 신형 스마트폰 ‘K40’ 구성품에 충전기 제외를 고려중이다.
레드미 K40은 스냅드래곤888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으로, 2999위안(한화 약 50만7000원)에 출시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샤오미 미11과 마찬가지로 완전 제외가 아닌, 충전기를 포함한 ‘일반 에디션’과 충전기를 동봉하지 않은 ‘그린 에디션’으로 나눠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샤오미가 K40의 구성품에 충전기를 포함시키지 않는 주된 이유는 애플·삼성과 마찬가지로 ‘환경보호’ 때문이다.
만약 K40 구성품에 충전기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중저가폰 가운데선 첫 사례가 된다. 애플이 아이폰 12 구성품에서 충전기 및 번들이어폰을 제외하며 시작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내 충전기 미 동봉 정책은 이후 삼성전자와 샤오미 등으로 확산됐다.
업계에선 K40을 시작으로 중저가폰 스마트폰 가운데서도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은 사례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갤럭시S21 언팩 이후 뉴스룸 등을 통해 더욱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선보이겠다며 관련 내용을 시사한 바 있다.
반면 고객들은 불만이 높다. 충전기 가격은 평균 2만~3만원 가량. 구성품에서 빠지며 사실상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비용’도 높아졌다. 스마트폰 출고가를 둘러싼 소비자와 제조사간 입장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줄어들지 않자 이같은 미봉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샤오미 미11의 경우 충전기가 제외된 그린 에디션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전체의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충전기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