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엇갈린 단일화 구상
4월 가까워질수록 기싸움 잦아질 듯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야권 단일화 구상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에서 '3자 구도로 뛰어도 해볼 만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래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 전날에도 기자들의 같은 질문을 놓고 "나는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만약 서울시장 보선이 3자 구도로 짜여진다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안 대표의 3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3자 구도에서 초반 여론조사 1위를 달린 박찬종 무소속 후보가 양당 체제의 한계로 조순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1995년 초대 서울시장 선거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1위로 뜬 여론조사에 대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자기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단일 후보라고 한다"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불편함을 내보였다.
안 대표는 같은 날 김 위원장의 이같은 인터뷰를 놓고 "야권 지지자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받아친 것이다.
안 대표는 "야권 지지자들은 야권 단일후보가 나와 서울시장 보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에 대해선 "여러 사람이 출마를 결심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오는 18일까지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안 대표는 "우리(야권)가 결국 누구와 경쟁하는가"라며 "우리 경쟁상대는 여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 앞서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길을 염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