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13일 열리는 가운데 양모 장씨가 유모차에 탄 정인이를 학대했던 영상이 공개됐다.
12일 TV조선은 지난해 8월 양부 회사에 방문한 양모 장씨, 정인이, 양모 장씨의 첫째 딸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정인이 양모 장씨는 정인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거칠게 밀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충격으로 정인이의 목은 뒤로 꺾였고 유모차는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정인이는 불안한 듯 유모차 손잡이를 꼭 붙잡고 있었다. 장씨는 첫째 딸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들은 모두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장씨는 다시 유모차를 세게 밀며 나가는데, 이 때 정인이는 버티지 못하고 두 다리가 하늘을 향할 정도로 뒤로 넘어져 버린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8월 양부 안씨 회사의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 당시 정인이는 돌이 갓 지난 14개월 아기에 불과했다. 심지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음에도 장씨는 자신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인이는 해주지 않았다.
13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씨의 첫 공판이 열린다.
첫 공판에서 검찰이 양모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은 이날 공소장 변경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아동 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 혐의 등 이지만, 곳곳에서 정인이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징역 4년에서 7년을 받거나 가중치를 적용해도 최대 10년형에 불과해, 기본 양형이 10~16년인 살인죄보다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다.
앞서 양모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인이를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서 의자에 부딪혀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학대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정인에게 췌장 등 장기의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 양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재감정을 의뢰했다. 전문 부검의 3명은 검찰에 감정 결과를 제출했다.
재판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남부지법은 국민적 관심이 쏠린 것을 고려해 본법정 외에 재판 과정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중계법정을 두 곳 더 마련했다.
양모 장씨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양부 안씨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