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인 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가 법정에 선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3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모 장모씨의 첫 공판을 연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의 재판도 함께 열린다.
검찰은 정인양 사망 원인의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살인죄 적용에 관한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 정인양을 숨지게 한 장씨의 학대 행위에 살인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살인죄를 추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지난달 재판에 넘겨진 장씨의 공소장에는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가 기재됐지만, 살인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장씨의 형량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이 10∼16년이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 이상의 중형도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기본 4∼7년, 가중 6∼10년으로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다.
다만 살인죄는 아동학대 치사죄보다 혐의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더 크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10월 15차례에 걸쳐 정인양을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유모차가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도록 힘껏 밀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있다.
장씨 측은 학대와 방임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