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0.13% 또 상승

‘반토막’ 입주물량 시장 불안요인으로

비수기에도 상승흐름 봄 이사철 주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새해에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세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겨울철 이사 비수기로 접어들고 전셋값 급등에 따라 일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은 커지지 않고 있으나, 입주물량 감소 등 전셋값을 자극할 요인은 여전하다. 봄 이사철이 전세난의 2차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13% 오르며 8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주간 상승률이 3주 연속 0.1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변동률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80주연속↑…비수기에도 전세불안 가중[부동산360]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에선 5개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0.10% 이상의 상승률이 나왔다. 마포·용산구(0.19%), 서초구(0.18%), 송파구(0.17%), 강남구(0.16%), 은평구(0.15%), 강동구(0.14%) 등의 순으로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3주 연속 횡보했다. 지방은 0.30% 올랐으나 지난주보다 상승폭은 0.05%포인트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겨울철 이사 비수기에 돌입하고, 전셋값 급등에 따라 일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영향 등으로 상승폭 확대는 제한되고 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 역시 부동산원 기준으로 이달 4일 127.3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던 11월 중순(133.3)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다만, 지표가 기준점 100을 넘어 여전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걸 드러낸다. 전국의 해당 지수는 최근 4주간 120.2~120.4 사이에서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비수기에도 이어지는 오름세에 주목하며 봄 이사철을 주시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매매·전세가격 우상향 국면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면서 “올해 상반기 재건축 이주수요나 연초 학군수요 유입 등이 겹치면서 매물은 부족한데, 집주인의 의무거주 요건 강화로 신규 입주단지에서 풀리는 전·월세 공급량은 과거만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전세 재계약이 늘면서 매물 잠김 효과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 가을 이사철이 1차 고비였다면, 봄 이사철이 2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올해는 특히 입주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급불균형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에서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6940가구로, 지난해(4만8758가구)보다 45%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국적으로는 26.5%, 경기는 22.1% 각각 줄어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에 청약대기 수요, 임대인의 과세부담 전가 등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상반기에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셋값 상승에 따른 중저가 아파트의 ‘키 맞추기’식 집값 상승도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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