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10년간 아파트값 분석한 결과
변동 영향요인은 수급지수〉경제성장율>주담대증가율
내년 주택 매맷값 전국 1.5% 상승 예상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다주택비율이 높을수록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주택 보유 억제가 집값 안정에 절대적이라는 투기억제론자의 주장과 정반대의 분석이다.
30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0년간 아파트값 등락의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 수급불균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다주택비율과 가격과의 역상관성이 매우 컸으며 수급요인의 영향 역시 전국 평균보다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아파트값 영향요인은 수급지수(상관계수 -0.38), 경제성장율(0.28), 주담대증가율(0.25), 금리변화(-0.13), 다주택비율 변화(0.11) 순이었다. 수급불균형이 악화될수록 집값이 오른 셈이다.
서울의 경우 다주택비율 변화의 상관계수가 -0.71로 가장 영향력이 컸다. 주산연은 “다주택비율이 낮아질수록 아파트값 상승폭은 매우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있는 현 상황과 반대되는 연구 결과다.
이와 관련해 주산연은 “계약 자유와 잦은 경기변동으로 불안정적인 주택수급 특성을 갖는 시장경제체제에서 1가구 1주택 정책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영향요인은 수급지수(-0.58), 경제성장률(0.28), 주담대증감률(0.13), 금리변화(-0.01) 순으로 금리변화의 영향도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관계수는 영향요인과 가격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값이 마이너스(-)일 경우 가격이 하락하는 역상관관계를 의미한다.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경제성장률(0.36), 금리변화(-0.33), 수급지수(-0.31), 주담대증가율(0.20) 순으로 영향력이 컸다.
매매와 달리 금리변화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 요인으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금리가 임대인의 기회비용과 전·월세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임대시장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다주택비율과의 상관계수가 0.4로 큰 상관관계를 보였다. 집값 안정기에 다주택 수가 늘어나고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줄면서 실질 임차료 수준이 올라가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산연은 부연했다.
한편 주산연은 내년 주택 매매가격은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과 수도권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겠으나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가격은 실수요자 증가에 못 미치는 물량 공급과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으로 시장혼란이 가중되며 3.1%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