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대비 수억원씩 오른 지방 랜드마크 아파트
지방 집값 ‘오른다’ 전망도 사상 최고
지방 집값 움직임 초슬림화로 나타나
지나친 기대감 경계할 것 조언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경상남도 창원시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는 119㎡(이하 전용면적)가 11월 25일 14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이 아파트의 올 1월 매매가격은 9억7500만원이었고, 5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올 들어 상승폭만 5억원 가깝다. 같은 단지에선 119㎡ 외에도 60㎡(7억원), 101㎡(12억2000만원) 등 대부분 면적에서 지난달 신고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집값이 오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하나, 둘 지정하는 ‘핀셋규제’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전국 곳곳의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이 서울 및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 각 지방 랜드마크 아파트로 흘러가면서, 지방 일부 단지의 상승세도 매섭게 나타나고 있다.
울산 중대형 8개월만에 6억원 가까이 올랐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방 중대형 아파트 가운데 주요 핵심지 아파트에선 연일 최고가에 매매계약서를 쓰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는 2022년 3월 입주 예정인 연지공원푸르지오 114㎡ 분양권이 8억713만원에 팔렸다. 입주가 1년 이상 남았는데 분양가 대비 웃돈이 1억원 가까이 붙었다.
울산에서는 부산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부 아파트 단지 상승세가 거세다. 울산 남구 문수로아이파크2단지는 이달 3일 110㎡가 14억3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은 올 들어 4월, 10월을 비롯해 3건의 매매 계약만 이뤄졌는데, 올해 첫 거래였던 4월 8일 매매가격은 8억6000만원으로 최근 신고가보다 5억7000만원이 낮다.
천안에서도 천안불당지웰더샵 112㎡가 지난달 18일 13억1700만원에 팔리며 8월 나타났던 직전 최고가 12억9500만원보다 몸값을 더 올렸다. 지난해 연말까지 10억원 아래에서 거래가 됐는데 올들어서만 3억원 이상이 상승했다.
전주에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10억원이 넘는 거래가액이 나왔다. 에코시티더샵2차 117㎡는 지난달 3일 11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올 1월 첫 거래가 6억2000만원으로 올해만 5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지방 집값 ‘오른다’ 전망 사상 최고…전국이 부글부글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오른다’에 무게가 옮겨가는 중이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6대 광역시의 KB부동산 매매가격전망지수는 11월 126.7로 2013년 4월 관련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다. KB국민은행의 회원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앞으로 시장 움직임을 물어 작성하는 이 지수는 0부터 200까지 범위로, 100을 넘길수록 상승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6대 광역시 뿐 아니라, 강원(119.7), 충남(120.1), 전북(114.9), 경북(126.8), 경남(129.0), 기타지방(119.5) 등도 모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강한 상승 전망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142.8), 울산(142.5)의 11월 상승 전망은 전국에서 최고치로, 140을 넘는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처음이다.
실제 대구에선 10월 수성구의 빌리브범어 84㎡가 15억3000만원에 첫 15억원을 넘겨 거래된 후, 11월에는 범어라온프라이빗 2차 같은면적도 14억9500만원 신고가를 기록하며 15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금융권의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에서도 역세권이나 학군지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방 도시일수록, 일부 단지에서 초슬림화돼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고선 섣불리 상승 기대감에 투자에 나서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