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과장 10여명, 추 장관에 항의서한
기록 안넘어 오면 감찰위 파행 불가피
법무부기조실장·대검 감찰팀장 업무배제
일련의 절차 두고 법무부 내홍 깊어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절차가 임박한 가운데, 조남관 대검차장과 법무부 과장들까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관련 기록을 넘기지 않으면서 파행이 예상된다.
조 차장은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해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주시라”고 적었다. 그는 “검찰의 거의 모든 평검사와 중간 간부, 지검장, 고검장에 이르기까지 장관님의 이번 처분을 재고해 달라는 릴레이 건의가 불길처럼 타오른다”며 “검사들의 건의에 권한대행으로서 침묵만은 할 수 없어 글을 올린다”고 했다.
조 차장은 “검찰국장으로서 장관님을 모시는 7개월 동안 장관님께서 얼마나 검찰개혁을 열망하고 헌신해 왔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 커녕 오히려 적대시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 버리고,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어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했다.
또한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개혁의 꿈은 무산되고, 오히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愚)를 범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부장검사를 포함한 법무부 과장급 간부 10여명도 추 장관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내에서 실무를 맡으며 추 장관 업무를 보좌하고 있는 담당자들이 추 장관에게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여기에는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을 제외한 과장 10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법무부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일련의 절차를 두고 계속해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감찰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상급자인 류혁 감찰관을 배제한 채 관련 기록도 넘겨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12월 1일 오전 10시 긴급 임시회의를 연다. 권고적 효력 밖에 없지만,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정당했는지를 외부 위원들이 판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법무부 내홍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통보한 공문에는 행정주사와 담당관, 추 장관의 사인만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소관업무를 총괄하는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의 결재란은 아예 생략됐다. 윤 총장에 대한 수사의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담당 업무 책임자인 류혁 감찰관이 이견을 냈고, 류 감찰관을 배제한 채 결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대검 감찰부가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낸 정태원 감찰3팀장이 실질적인 업무 담당자인데도 압수수색에서 빠졌다.
좌영길·안대용·김진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