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로 사실상 통제권
금소법 시행령에 명시
위원 선임권도 제한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감독원 내에 설치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통제권을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금융위가 입법예고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은 금감원장이 권고를 거치지 않고 조정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상정해야 하는 기준에 대해 금융위 고시에 위임하고 있다. 금융위가 수시로 정할 수 있는 고시를 통해 분조위 운영의 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엔 금감원장이 합의권고를 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분조위에 상정하는 방식이었지만, 고시가 정해지면 금감원장의 재량이 줄어든다.
금융위는 분쟁조정신청 건수에 비해 분조위 상정건수가 지나치게 적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분조위 개최 횟수는 23차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10만건에 육박하는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된 점을 감안하면 분조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금감원도 분조위 상정 대상을 너무 넓힐 경우 분쟁조정에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것이란 논리로 원장의 재량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조위를 거치면 조정안을 도출하기까지 시일이 많이 소요된다”며 “금감원장이 권고하는 합의안 역시 기존 조정의 선례를 기초로 외부 전문위원의 판단을 받아 내는 것이므로, 분조위 조정안에 비해 불합리하다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분야에서 금감원이 분쟁조정신청을 접수한 뒤 인용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91일이었다. 분쟁조정은 신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완료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넘긴 것이다.
고시 제개정권은 금융위 고유권한이다. 금감원이 반발해도 법적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다. 시행령에서 이미 분조위 통제권 강화 의지를 드러낸 만큼 고시도 금융위 의도대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금소법 시행령안은 금융위가 분조위원 선임권에도 개입할 여지를 만들었다. 금융위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관·단체로부터 위촉하고자하는 사람의 2배수 이사을 추천받으라는 조항이 신설됐다. 후보군을 금융위가 정하겠다는 의도다. 금소법 이전에는 금감원장이 분조위원 선임권을 모두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