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위원회와 그 소관기관들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도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5개월 되도록 지원실적 ‘0’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최대 40조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인 기금이다. 정부가 보증하는 기금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산업은행이 운용한다.

그러나 기안기금 운영에 대한 근거 조항(산업은행법 및 산은법 시행령)이 설립된 지 다섯달이 다 돼도록 기금은 조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아직 첫 지원 기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기는 했으나 아직 자금은 투여되지 않은 상태다. 기금이 조성되자마자 곧바로 가동될 것처럼 홍보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이는 기금 지원의 반대급부로 까다로운 조건이 붙은 탓에 기금 신청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기안기금은 대상 업종이 항공과 해운 등으로 제한되고, 총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명 이상 등 기본 자격 조건에 대한 제약이 있다. 또 지원을 받은 이후에는 고용을 일정기간 유지해야 하고 이익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도 금지된다.

시중금리+알파(α)의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부담도 상당하다. 기업들의 자금 상황이 시급한 상황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조건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연내에 일부 지원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대한항공도 조만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독립적 의사결정?… 실제론 정부가 결정

기안기금 지원 의사결정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안기금은 독립적인 운용심의위원회를 둬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여야와 관계부처, 대한상의, 산은 회장이 추천하는 전문가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치 논리에 빠져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 지원을 하지 말자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 당국이 지원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으로만 위원회가 결정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만 하더라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지원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제주항공 역시 당국에서 기금의 지원 결정을 먼저 내린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는 기안기금이 독립된 하나의 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라 175조+알파(α)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 산하의 여러 프로그램 중 일부분이라는 점에서 발생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발생했을 때 175조+알파(α) 전체를 관장하는 정부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얼마만큼의 자금지원을 할 지를 결정한 후에야 기안기금도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지원 역시 현재 그런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