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만 2조6000여억원↑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지난달 은행의 전세대출이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셋집 찾는 이들은 많은데, 매물은 숨어버린 결과로 풀이된다. 그나마 시장에 나온 매물들도 가격이 뛰면서 대출 수요가 커졌다.
11일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한 달 사이에 2조6000여억원(2.8%)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기록됐던 올해 2월(2조7034억)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체 전세자금 목적의 대출은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고신용자들은 신용대출을 통해서 전세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신용대출은 전세대출과 달리 보증료를 낼 필요가 없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5대 은행의 월별 전세대출 증가치는 2월에 최고치를 찍은 뒤 6월 말에는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7월부터 2조대로 진입해 매달 늘어나는 형국이다.
이는 최근 3~4개월 사이 전셋값이 치솟은 결과로 보인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전세 물건은 부족해졌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보증금은 낮추고, 월세를 받는 형태로 임대차 유형을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시장에 나온 전세물건 자체가 희소해졌다. 가격이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5055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달로 기록됐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로도 가장 적었다. 이는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되는 상황이다.
지난 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작년 8월 이후 61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은행권 전세대출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인이 세입자와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려 보증금 증액 연장 계약을 맺는 등의 상황 때문에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