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C헬스 대규모 분식회계
상장폐지·파산보호 절차 중
산업·하나銀, NH증권 피해
우리은행이 주선한 1억 2000만 달러(약 1500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민간기업 NMC헬스가 파산 직전에 이르렀다. 중동기업 금융거래를 국내은행이 단독으로 주선해 성공적 투자은행(IB)사업으로 꼽혔던 사례가 빛을 잃게 됐다.
NMC 헬스는 지난해 12월 회계조작 파문으로 약 66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20억 달러 규모로 축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금융기관 80여 곳에 상환유예를 요청, 파산보호 및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NMC 헬스는 올해 초 합동 회계조사단을 꾸리며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이 포함된 대출은행들에 3년 내 부채를 정리하고 사업을 재건하겠다는 계획안을 전달했다.
우리은행 두바이지점과 IB본부는 지난해 8월 NMC헬스에 총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주선했다. 중장기(5~10년) 만기물로,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NH투자증권이 참여했다. NMC헬스가 사실상 파산상태에 직면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요원해졌다.
한 외국 IB업계 관계자는 “(NMC헬스케어는) 이미 지난 5월 미국 법원을 통해 파산보호신청을 한 상태”라며 “이자 지급도 지난 4월쯤부터 이뤄지지 않아 신용등급이 D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는 우리은행 측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NMC헬스의 회계조작은 지난해말과 올 상반기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를 뒤흔든 대형스캔들이다. 지난해 헤지펀드 머디워터스가 회계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영국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NMC헬스의 부채규모는 21억 달러가 아닌 66억 달러로 드러났다. 합동회계조사단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은행을 비롯해 무려 80개가 넘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이미 지난 2월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지난 4월 공식적으로 상장폐지됐다. LSE에서 마지막으로 거래된 NMC헬스의 주식은 주당 0.22달러로, 사실상 휴지가 됐다.
NMC헬스의 최대채권자인 아부다비 상업은행(ADCB)은 회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형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외부감사기관이던 언스트앤영(EY) 두바이 사무소도 공신력에 큰 상처를 입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사태로 UAE당국은 NMC헬스의 병상운영을 허용했다. 경영진과 이사회를 새롭게 꾸린 NMC헬스는 컨설팅업체 PwC와 대형로펌 등을 고용해 현재 구조조정 을 진행 중이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