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일본 등 첨단기술 지원
미국, 금융위기에 부실채권 매입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자
미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펀드를 조성한 경우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없지는 않다. 일본은 민간의 우주개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으로 5년 간 1000억 엔(약 1조 119억원)을 출자해 우주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4일 헤럴드경제가 해외 민관합작 금융펀드 조성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특정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펀드를 조성한 사례는 벤처캐피탈이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민관합동 펀드사업으로는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가 있다.
요즈마펀드는 1993년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가 조성한 펀드다. 재원은 정부가 1억 달러(40%), 민간이 2억 5000만 달러(60%) 투자해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IT분야의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현재 요즈마펀드의 규모는 4조 원으로 성장했다. 요즈마 펀드에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의 ‘청년희망펀드’다. 하지만 세밀한 사업계획과 자금집행계획과 수익구조 없이 졸속으로 짜인 펀드는 기업과 국민이 낸 자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판매가 중단됐다.
정부 주도의 민관합동 펀드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오바마 행정부의 PPIP(민관투자프로그램)가 있다. 2008 국제 금융위기 대응에 나선 오바마 행정부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최대 1조 달러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PPIP를 출범시켰다. 1000억 달러의 정부 자금을 투입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민간자본을 유인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 등의 인센티브를 구성했다.
이때 정부자금과 민간자금의 비중은 50%으로, 운영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맡은 대신 정부가 감독을 맡기로 했다. 다시 민간운용사들에까지 잠재손실이 발생해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PPIP는 이후 2011년 약 27%의 수익률을 거둬 투자자들과 수익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감추었다. 당시 “미국민에 대한 도둑질”이라는 비난까지 나왔지만 부실채권 공동부담 및 경기회복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구체적인 방법, 리스크 관리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대적인 자금과 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성장이 더딘 민관합동 펀드로는 중국의 반도체 펀드가 있다. 지난 2014년 1차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중국은 반도체 지급률을 크게 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4%내였던 중국 메모리 반도체지급률은 현재 5%내외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D램 기술력과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끌어올려 지난해 10월 약 34조 원 규모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2차 반도체 펀드를 출범시켰다.
이외에도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농업인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 펀드를 조성했다. 필리핀도 사회간접자본(SOC)산업 개발을 위한 민관합동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우주산업 외에도 백신개발 및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을 위한 민관합동 펀드를 조성해 운영해왓다. 문재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