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보다 3~4억원↑…똘똘한 한채 수요 계속
같은 단지 내 신고가·급매거래 나타나…
“내년 상반기 세금회피용 매물 더 나올 것”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의 7·10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신고가와 급매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며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아파트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일이다. 이에 따른 집값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196㎡(이하 전용면적)은 지난달 13일 51억7500만원, 신고가에 손바뀜했다. 한 달 전 거래건보다 4억7500만원 뛴 가격이다.
인근의 ‘현대2차’(196㎡·49억3000만원), ‘현대7차’(144㎡·40억원), ‘현대14차’(84㎡·29억원) 등을 비롯해 도곡·대치동, 서초구 서초동 등에서도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이달 들어선 광진구 광장동 ‘현대홈타운11차’ 84㎡가 이전보다 4500만원 높은 18억원에 거래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와 급매 거래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는 지난달 17일 신고가인 28억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거래된 가격보다 6000만원 올랐다. 이 단지 내 주택형이 다른 84㎡는 지난달 18일 24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7월 최고가(28억5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법인이 가격을 낮춰 계약한 사례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실제 7·10 대책 이후 법인이나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용으로 추정되는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초구 잠원동 ‘강변’ 84㎡는 전달 거래건보다 3억1000만원 내린 15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역시 일대 중개업소 사이에서 같은 사례로 추정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를 노리는 거래와 다주택자·법인의 ‘사정 있는’ 거래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신고가와 급매가 뒤엉키는 모습이 나타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더 비싸게 팔려는 매도자와 더 싸게 사려는 매수자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굳이 호가를 내리려고 하진 않고, 싼 매물은 저층이거나 당장 입주할 수 없는 등 저마다 이유가 있다”며 “매수자가 참지 못하고 달려들면 높은 가격에도 거래되는 것”이라고 했다.
시기적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든 시점에서 나타난 현상이어서 집값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3038건으로, 7월 거래량(1만623건)의 28% 수준이다. 실거래 신고가 계약 후 30일 이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거래량이 전달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의 총량이 많지 않아 이 안에서 신고가 거래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 중 세금 문제로 처분해야 할 다주택자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가격 변동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